쿠팡, 자체 포렌식 숨긴 정황…경찰, ‘증거조작’ 가능성에 엄중 책임 묻는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12-30 08:39:39

(사진=쿠팡)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서울경찰청은 쿠팡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 증거 조작이나 허위 내용 제출이 확인될 경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경찰은 쿠팡의 일방적인 발표 이전까지 자체 조사 사실조차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조사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쿠팡의 자체 조사에 대해 "증거가 조작되거나 허위 내용을 가지고 증거물을 제출한 것이 확인되고, 그러한 행위가 불법으로 확인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증거인멸이나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쿠팡은 지난 25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유출자를 특정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쿠팡 측은 "고객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가 회수되었음을 확인했으며, 유출자가 3300만 고객 정보에 접근했지만 약 3천 개 계정만 저장했고 이 역시 모두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인 민감한 시점에 기습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점, 그리고 자체 조사 과정에서 '증거물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점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경찰은 지난 21일 범행에 사용된 기기 등을 쿠팡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았으나, 쿠팡이 해당 기기를 포렌식하고 피의자 진술을 받는 등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사실은 쿠팡의 발표 전까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21일 임의 제출 연락을 받고 당일 기기를 제출받았으나, 쿠팡 측은 제출 경위만 설명했을 뿐 자체 조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자체 조사가 논란이 되자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진행한 조사"라고 주장했으나, 어떤 정부 기관과 협력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경찰은 쿠팡의 자체 조사 내용과 별개로 수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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