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2-04 08:42:27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SK그룹이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양산을 공식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보유 기술이 양산에 턱없이 부족한 수율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그룹이 기반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 중 하나인 전력반도체 국산화에 참여 시늉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SK그룹은 SK키파운드리를 통해 전력반도체 양산 계획을 발표하고 국책 사업자 선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SK키파운드리는 지난 달 내년 상반기에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키파운드리는 내년 상반기 SIC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키파운드리 자회사인 SK파워텍이 지난 해 수율 20% 수준의 제조가 가능할 뿐”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제조 수율 20%대는 실험실 수준의 기술로, 제품 양산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파워텍은 SK그룹이 SIC반도체 진출을 이유로 지난 2022년 경영권 확보와 유상증자에 약 1200억원을 투입한 회사다.
인수 당시에도 기술 수준이 너무 빈약해 지주회사 SK의 전격적인 인수를 선뜻 이해하지 못했던 업계 관계자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용필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양산 수율 20%대로 내년 상반기 파운드리 양산 계획을 발표한 것 자체가 무리수를 두는 행보”라면서 “이재명 정부가 내년에 본격적인 국책사업 드라이브를 거는 계획에 맞춰 서두른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그룹의 복안은 모르긴 몰라도 국책사업자로 선정돼 국가 자금을 지원받을 생각이거나 참여하는 시늉으로 정부 정책에 동조하는 데 의미를 둘 수도 있다”며 “확실한 것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국가 자금을 지원받는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고 SK그룹이 자체 대규모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SIC 전력반도체 제조 역량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 맞는 수준으로 끌어올리 수 있는 확실한 미래 청사진을 공식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에 SK키파운드리 측은 “SiC 시장 자체가 태동기"라며 "현재는 개발 단계로 양산 이전이라, 수율이 나올 수 없다"고 해명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