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11-28 09:44:00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소프트뱅크그룹(SBG)의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리테일 사채 발행액이 10조엔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누적 발행액은 9조8,995억엔으로, 일본 국내 개인용 사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비중이다.
손정의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반도체·로봇 등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80만 명을 넘는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안정적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8일 전했다.
SBG는 26일 7년 만기 개인용 사채 5,000억엔의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금리는 3.98%로, 2024년 11월 동일 만기 사채(3.15%)보다 상승했다.
SBG의 고토 요시미쓰 CFO는 “금리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개인 투자자 수요는 견조하다”며, “일부 증권사는 조건 확정 전 이미 예약 매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 5조엔 규모 잔액… 전체 부채의 10% 수준
누적 발행액 9조8,995억엔 가운데 4조9,875억엔이 상환돼 잔액은 약 5조엔 수준이다.
이는 SBG의 9월 말 연결 부채(32조3,010억엔)의 약 10% 수준으로, 회사가 조달처 다변화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정의 회장은 오래전부터 “ASI(인공초지능) 시대의 세계 최대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강조해왔고, 실제로 리테일 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AI 분야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2025년 SBG는 미국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AI 인프라 투자, AI 반도체 기업 인수, 오픈AI 추가 출자 등을 잇따라 단행했다.
2026년 3월기 기준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7배 증가한 400억달러에 달한다.
고토 CFO는 “일본 가계 금융자산 규모와 비교하면 SBG의 5조엔 잔액은 매우 작은 수준”이라며 “가계 자산이 예금에 과도하게 쏠린 상황에서 리테일 사채 시장은 더 커질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8301 JP)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가계 금융자산은 2,239조엔으로 사상 최대이며, 현금·예금은 1,126조엔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 개인용 사채 시장의 절대 강자… 82만 계좌 보유
일본 개인용 사채 시장 잔액(10조7,000억엔·5월 기준) 중 SBG 비중은 **42%**에 달한다. 이는 은행업(32%), 기타 기업 전체(26%)보다 높은 수치다.
SBG가 개인용 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2005년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본드’가 시작이었다.
홈 개막전 티켓 추첨 등 부가혜택을 넣어 개인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초기 2회 발행으로 325억엔을 조달했으며, 이후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왔다.
고토 CFO는 “(개인용 사채는) 앞으로도 성장할 시장”이라며 “자산운용 상품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SBG 사채 보유 계좌는 9월 말 기준 82만 개에 달한다.
미국 빅테크도 대형 사채 발행 잇따라… 일본 시장은 여전히 보수적
전문가들은 SBG가 높은 금리를 부담하면서도 사채 발행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AI와 로봇 분야에 대한 자금 수요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미국에서도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며 빅테크의 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 메타: 10월 300억 달러 발행
· 아마존: 11월 150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발행 결정
BofA에 따르면 빅테크 5사의 올해 투자적격채 발행액은 1,210억달러, 5년 평균의 4배에 달한다.
반면 일본 사채 시장 규모는 미국의 10분의 1 이하이며, 발행의 90% 이상이 ‘싱글A’ 등 고등급 자산에 집중돼 있어 고수익·고위험 채권 수요는 제한적이다.
고토 CFO는 “일본 시장은 지나치게 안전지향적이며 글로벌 시장을 따라잡으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AI 투자 확대… 수익 실현까지는 불확실성 존재
SBG는 10월 스위스 ABB의 로봇 사업을 8,000억엔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오픈AI 추가 출자,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초대형 자금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AI 투자 회수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영역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