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1-15 08:36:00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요가복 브랜드 안다르의 전 이사이자 신애련 전 대표의 남편인 오대현 씨가 북한 해커에게 금전을 송금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는 13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오 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불법 사설서버를 운영하면서 게임 보안 체계를 우회할 수 있는 핵심 해킹 프로그램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 해커와 접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중국 메신저 QQ를 통해 조선노동당 39호실 산하 릉라도 정보센터 개발팀장인 북한 해커 '에릭'(북한명 오성혁)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았고, 보안 무력화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대가로 약 2380만원을 중국 공상은행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릉라도 정보센터는 겉으로는 무역회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법 프로그램 판매를 통해 북한의 통치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송금액이 이 조직을 거쳐 김정은 정권으로 흘러들어갔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오 씨가 북한 체제에 동조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개인적 이익을 위해 북한 해커 조직과 반복적으로 접촉하고 금품을 제공한 행위는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끼쳤다"고 밝혔다.
오 씨는 경쟁 리니지 사설서버에 대한 해킹과 디도스 공격을 의뢰한 사실도 확인됐다.
오 씨는 과거 사기·상해·명예훼손 등의 전과가 있으며, 2014년 7월 사기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직후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오 씨는 안다르 창업자인 신애련 전 대표와 결혼해 안다르 이사로 재직하며 온라인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했다.
2021년에는 운전기사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키고 인격모독성 언행을 했다는 이른바 '갑질' 논란과 경쟁사 제품을 착용한 여성을 몰래 촬영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신애련 전 대표와 함께 경영에서 물러났다.
당시 논란으로 안다르는 핵심 고객층이 이탈하고 경쟁사인 젝시믹스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다.
안다르는 2021년 에코마케팅에 인수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으며, 현재 에코마케팅이 5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안다르 관계자는 "신애련·오대현 전 창업자 부부는 현재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안은 개인의 과거 행위일 뿐 현재의 안다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안다르의 '창업자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브랜드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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