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반도체 후공정 진출로 캐논 독점 체제 도전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1-21 12:14:25

(사진=ASML)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반도체 노광장치 세계 1위 업체인 네덜란드 ASML 홀딩이 반도체 제조 후공정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이 분야를 거의 독점해온 일본 캐논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1일 전했다.


ASML은 지난해 9월까지 첨단 패키징에 특화된 노광장치 'XT:260'의 출하를 시작했다. 이 장치는 반도체 칩들을 연결하는 중간 기판에 배선을 그리는 용도로 사용된다. ASML 관계자는 "기존 시장에서의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혁신적인 해결 방법으로 새로운 니즈에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여러 칩을 하나로 조립해 작동시키는 '첨단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GPU나 메모리 등 복수의 칩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칩과 인쇄회로기판 사이에 중간 기판이라는 새로운 배선층을 형성해야 한다.

ASML이 출시한 XT:260은 기존 전공정용 장치 대비 생산성이 4배 높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전공정용보다 두꺼운 기판을 처리할 수 있고, 여러 칩을 올릴 때 발생하는 기판 뒤틀림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탑재했다.

후공정용 노광장치 시장에서는 캐논이 2011년 진출해 현재 거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후공정용 장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캐논의 2025년 노광장치 판매량은 241대로 5년 전 대비 거의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논(7751 JP)의 다케이시 히로아키 전무이사는 "우위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능은 수렴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후공정만의 니즈를 장치로서 해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니콘도 2027년 3월까지 후공정용 노광장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캐논이 포토마스크를 전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니콘은 마스크가 필요 없는 '디지털 노출' 방식을 채택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 시장 확대에 따라 다른 장비업체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파나소닉 홀딩스(6752 JP)는 칩을 세로로 적층하는 장치로 AI 반도체에 대응한 제품을 개발해 2027년 판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3D 적층 기술은 칩들을 평면적으로 연결하는 방식 대비 배선 길이를 단축해 전기 저항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전력 소비를 최대 절반까지 줄이면서 개별 칩의 처리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대만 TSMC, 미국 인텔, 한국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각 업체는 중간 기판의 크기나 소재, 설계 방법 등에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며 자사 기술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공정과 달리 기술 개발 방향성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장비업체들은 업계 동향과 고객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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