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0시부터 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 유지…국제유가 하락에도 수요 관리 딜레마

김단하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6-04-24 09:00:11

 

(사진=연합뉴스 4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를 앞둔 2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알파경제=김단하 기자] ​국제유가 하락세로 주유소 기름값을 더 내릴 여력이 생겼음에도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또다시 동결했다. 

 

가격 인하가 석유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0시부터 적용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을 지난번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재미나이 AI생성)

​적용되는 유종별 리터(ℓ)당 최고가격은 다음과 같다.

 

​휘발유: 1934원

​경 유: 1923원

​등 유: 1530원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최고가격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은 최근 2주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휘발유는 8%, 경유는 무려 14%나 떨어졌고 등유 역시 2% 하락했다.

 

​단순히 국제유가 하락분만 반영했다면 휘발유는 약 100원, 경유는 약 200원가량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 안정과 석유 수요 관리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동결을 택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여전해 국제유가 불안 요소가 남아있는 데다, 당장 가격을 내리면 수급 위기 국면에서 석유 소비가 급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오히려 유류 소비가 늘었다는 지적이 있다"며 "가격을 무조건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는 반론도 일리 있다"고 언급하며 수요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산업부는 단순히 국제유가 변동률만으로 가격을 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그동안 3번의 최고가격 결정 과정에서 국제석유제품가격 인상분을 덜 반영했던 점과 물가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상당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현재 주유소 판매 가격은 휘발유 2200원대, 경유 2700~2800원대로 치솟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경유 가격이 2000원 아래로 묶여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리터당 700~800원 이상의 억제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정부는 최고가격제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당분간 제도를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란 휴전 협상 진전 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고 국제유가가 완전히 안정세를 찾아야만 종합적인 재검토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석유관리원 등과 합동으로 매일 주유소 판매 가격을 모니터링하며 시장 내 과도한 가격 인상 꼼수가 없는지 철저히 감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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