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순익 66% 급감..모건스탠리, 시장예상치 상회

김지선 특파원

stockmk2020@alphabiz.co.kr | 2023-01-18 08:29:27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시카고) 김지선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익으로 11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기준금리 급등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인수합병과 상장시장이 얼어붙은 직격탄을 맞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주당 3.32달러의 수익은 금융 정보 회사인 레피니티브가 수집한 전문가의 예측인 5.48달러를 훨씬 밑돌았다.

 

골드만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것은 2011년 10월 이후 처음 일이다. 미국 CNBC는 2011년 3분기 이후 최악의 실적 손실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05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매출 급감과 더불어 11% 늘어난 영업비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골드만삭스의 부진한 실적은 투자 은행 부문의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전년도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던 기업 인수·합병·상장 급증세가 2022년에는 급격하게 얼어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승하는 이자율,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다가오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대부분의 경영진은 기업 공개 또는 매수를 보류했다.  

 

(사진=연합뉴스)

골드만삭스의 투자 은행 부서는 분기별 수익이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 투자은행 부문 매출도 49% 급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들 투자은행이 M&A 자문 업무와 주식 및 채권 거래에서 받는 수수료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 초 제이피모건과 시티은행도 투자 은행 수수료를 절반 이상 인하했다. 특히 월가 투자은행들도 혹시 모를 경기 침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공개하면서도 은행업계의 엇갈린 분위기도 확연했다.

한편, 이날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 부문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모건스탠리의 4분기 순이익은 2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주당순이익은 1.26달러로 컨센서스 1.23달러를 상회했다.

4분기 매출도 127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45억 달러)보다 줄었지만 컨센서스(126억4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자산운용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66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투자은행 부문의 침체 속에서도 소비자금융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전반적인 실적이 월스트리트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반면 씨티그룹의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이날 실적을 발표 투자은행들의 주가가 혼조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전장보다 6.4% 이상 하락한 349.8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6.3% 오른 97.5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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