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피스 대출 만기 리스크 대두, 디폴트 가능성 제한적이나 부실화 우려

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5-07-04 08:41:42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미국 오피스 자산의 부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만기 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보다 오히려 높아진 공실률 탓에 오피스의 자산가치 자체가 하락해 기존 대출의 LTV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대출기관들은 충당금 확충, 익스포저(대출잔액) 축소, LTV 강화를 통해 차주에게 더 많은 자기자본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CRE 대출 4조 8000억 달러 중 약 20%인 9570억 달러(한화 약 1295조 원) 규모가 만기 도래할 예정이다.

 

2024년 만기인 9290억 달러 대비 3% 가량 증가했다. 

 

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는 오히려 상승해 차주들이 기대했던 리파이낸싱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2025년으로 이월됐기 때문"이라며 "이 중 오피스 부문만 24%(약 2300억 달러)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2026~2027년 2025년에 비해 다소 적으나, 여전히 높은 연 1500~2000억 달러 수준으로 3년간 오피스 대출의 절반 이상 이 만기 도래를 기다리고 있다. 

 

약 1310억 달러가 리파이낸싱 부족분으로 추정되며 상당수가 Class B/C 오피스에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오피스 거래 건수는 2400건 정도인 데, 이 중 약 10.8%가 ‘Distressed Asset(부실자산) 거래’로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특히 부실 매물의 평균 면적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해 20만평방피트를 넘었고, 도심 부근 대형 오피스 매각 건수는 3배, 기타 도심 오피스도 2배 가까이 늘었다. 

 

교외지역 오피스는 전체 부실 거래의 절반을 차지하며 부실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란 지적이다.

 

(출처=하나증권)

 

하민호 연구원은 "대규모 연쇄 디폴트가 단기간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부실자산 및 연체율 상승과 구조적 위기가 누적되고 있어 향후 1~2년간 만기 및 리파이낸싱 리스크는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Moody’s) 등 주요 신용평가사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말 미국 오피스 연체율은 11%를 넘어섰고, 2026년에는 14% 이상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를 이미 넘어선 수치로 블랙스톤 등 일부 대형 투자자는 저점 매수 기회로 접근하지만, 전체적으로 구조조정과 부실자산 매각이 본격화되는 국면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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