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HL그룹 승계판 흔드는 두딸의 ‘로터스PE’ 자금 흐름…공정위 판단 변수로

맏사위의 미래 사업 성과 입증으로 승계 구도 윤곽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6-04 08:33:16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HL그룹의 승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정몽원 회장의 두 딸인 정지연 HL홀딩스 상무와 정지수 HL만도 상무가 지주사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맏사위인 이윤행 HL클레무브 사장이 핵심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소유와 경영이 결합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지연 상무는 올해 3월 HL홀딩스 재경지원본부로 복귀하며 경영 일선에 나섰고, 이와 동시에 지분 매입을 병행했다. 차녀 정지수 상무 역시 지난 5월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두 사람의 지분율은 2년 4개월 만에 각각 2%대로 올라섰다. 공시에 따르면 이들의 지분 매입 자금은 ‘증여’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HL그룹 측은 정 상무의 복귀가 승계와 무관한 전문성 강화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룹 관계자는 “정 상무가 그간 쌓은 전략·영업·해외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 지원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는 장녀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지주사의 재무 라인에 합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승계 구도의 또 다른 축은 맏사위 이윤행 HL클레무브 사장이다. 자율주행 및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담당하는 이 사장은 최근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사업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의 인사에 대해서도 “전문성 중심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정몽원 회장 (사진=연합뉴스)

특히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로터스PE’ 관련 자금 흐름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정 회장의 두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로터스PE에 HL홀딩스 등 계열사가 거액을 출자한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계열사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고 총수 자녀의 운용사가 보수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사안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HL그룹은 로터스PE 출자가 법령상 문제가 없으며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 딸의 지분 확대와 로터스PE 논란이 맞물려 있어, 향후 공정위의 판단이 승계 논의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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