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7-02 08:49:47
[알파경제=우소연 특파원] 일본 간사이 전력 그룹이 변전소와 송전선 신·증설에 1500억 엔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 전력 홀딩스(HD) 역시 지바현 내 송전망 증강에 추가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보급에 따른 데이터센터 신·증설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간사이 전력 송배전은 2026년 이후 니시오사카 변전소와 신생코마 변전소 등 총 4곳을 증강할 계획이다.
변전소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의 전압을 낮춰 데이터센터 등 수요처에 전달하는 핵심 설비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4개 변전소의 변압기 증설 공사를 완료하면, 전체 전력 처리 용량이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전선 증강 및 신설도 추진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는 인구 밀집 지역과 가깝고 넓은 면적 확보가 용이하며, 수해 위험이 낮은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미노시와 이코마시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밀집되면서, 송전망 증강이 이루어지고, 이는 타사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용이하게 만들어 추가적인 집중을 유발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도쿄 전력 HD의 송배전 자회사인 도쿄 전력 파워 그리드(PG)도 2030년대 초반까지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바현 북서부 지역의 송전망 증강에 2000억 엔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곳의 변전소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변전소 간 연결 송전선 신설 및 교체도 병행할 예정이다.
지바현 북서부 인자이시와 시라이시 지역에는 이미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다.
향후 신설 계획도 다수 존재하며, 송전망 정비를 기다리는 데이터센터 건설 예정 건수는 약 40건에 달한다.
도쿄 전력 파워 그리드는 2024년 6월 인자이시 내에 대형 변전소를 신설하여 전력 공급량을 1.5배 늘렸으나, 추가적인 수요 충당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전력 광역적 운영 추진 기관에 따르면, 전국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전력 수요는 2025년 36억 킬로와트시에서 2034년 514억 킬로와트시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데이터센터 정비를 위해 송배전 설비 정비를 '송배전 사업자의 중요한 역할'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전력과 데이터센터 등 통신 영역을 일체로 정비하는 '와트·비트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간사이 전력 송배전은 이러한 정부 방침에 따라 전력 공급에 여유가 있어 데이터센터를 저비용으로 건설할 수 있는 지역을 정리한 '웰컴 존 맵'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송전망 증강과 함께 데이터센터 사업자 등과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정비를 위한 협력도 진행할 예정이다.
도쿄 전력 HD 역시 송전망 증강 외에도 데이터센터 증가에 대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폐열을 회수하여 인근 공장의 공조 설비 등에 공급하는 에너지 절약 기술을 2027년 실용화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신·증설에 따른 전력 인프라 정비에는 과제도 존재한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가장 가까운 변전소에서 자사 센터로 직결되는 전선 등의 정비 비용은 전액 부담해야 한다.
반면, 발전소에서 변전소로 전력을 전달하기 위한 고압 송전망 정비 비용은 전력회사가 대부분 부담하게 되는데, 이러한 부담이 일반 소비자의 전기 요금에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데이터센터 집적지에서는 대기업 전력 계열 송배전 사업자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전력 수요에 맞춰 변전소와 송전망을 정비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건설 공사가 지연되어 신청된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송전망을 정비했음에도 전력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송배전 회사는 투자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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