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8% "내년 투자 계획 없거나 미정"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4-12-03 08:27:05

부산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대다수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투자환경 악화 등으로 내년 투자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투자계획 조사' 결과, 응답기업 122곳 중 68%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56.6%가 '계획 미수립', 11.4%는 '투자계획 없음'이라고 답했다.

특히 투자계획 미수립 기업 비율은 지난해(49.7%)보다 6.9%포인트 증가했고, 투자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6.1%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32%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투자계획을 세운 39개 기업 중에서도 28.2%는 투자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투자 확대(12.8%)를 선택한 기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나머지 59%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투자계획 수립을 미루는 주된 이유로는 조직개편·인사이동(37.7%),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27.5%),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20.3%) 등을 들었다.

응답 기업의 77.8%는 내년 설비투자를 기존 설비 유지·보수 수준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적극적인 설비 확장은 18.9%에 그쳤다. 구조조정 중점은 3.3%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위험요인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42.9%)를 지목했다.

이어 고환율 및 물가상승 압력(23.0%),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교란 심화(13.7%) 순이었다.

국내 투자 저해요인으로는 설비·연구개발 투자 지원 부족(37.4%), ESG 관련 규제(21.3%), 설비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15.0%) 등이 지적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이 투자 확대의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세제 지원 등 과감한 인센티브로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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