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긴 터널 롯데케미칼, 무더기 '신용등급' 하락…계열사까지 경고등

3개 신용평가사, 영업 적자 지속 이유로 등급 강등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7-01 08:33:28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30일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에 의해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그룹 전체에 걸쳐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신용도 역시 연쇄적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의 기업 신용등급을 'AA'에서 'AA-'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지주의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 역시 각각 'AA-'에서 'A+'으로, 'A1'에서 'A2+'로 강등했다.

이처럼 한기평이 롯데케미칼의 등급 하향 배경으로 "영업 적자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 공급 과잉 지속으로 인한 실적 회복 지연, 자구 계획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재무안정성 회복의 어려움" 등을 지적했다.

한기평은 롯데케미칼이 "최근 3년간 수요 부진과 증설 부담으로 인해 올레핀 계열의 수급 환경이 악화되어 기초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됐고, 이는 전사 영업 적자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4년 중국의 증설 부담이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저율 가동이 지속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2025년 1분기에도 비우호적인 수급 여건과 대산 공장 정전으로 인한 가동 차질 등으로 적자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관세 리스크와 중국의 저성장 기조 또한 롯데케미칼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기평은 "중단기적으로 석유화학 수요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5~2027년 중국 주도의 올레핀 증설 물량으로 인해 초과 공급 상태가 해소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은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해 투자 조절 및 자산 매각 등의 자구 계획을 추진 중이나, "본원적인 영업 현금 창출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어 유의미한 커버리지 지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기평은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은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의 2022~2024년 평균 가중치는 각각 48.4%, 31.7%, 10.3%, 9.6%로, 롯데케미칼의 비중이 상당하다.

한기평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의 자체 신용도를 가중 평균하여 통합 신용도를 산출하며, 가중치가 높은 롯데케미칼의 자체 신용도 하락이 통합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신용평가 역시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으로 하향 조정하며, 석유화학 수급 회복 지연과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또한 롯데케미칼의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평가사들의 잇따른 등급 하향 조정은 롯데케미칼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또한 줄줄이 하락하면서, 그룹 차원의 자구 노력과 함께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