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7751 JP), 라피더스에 2나노 반도체 생산 위탁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3-04 08:46:18

(사진=캐논)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일본 카메라 제조업체 캐논이 차세대 반도체 생산 기업인 라피더스(Rapidus)에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 생산을 위탁하기로 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4일 전했다. 

 

이는 일본 내 대기업이 라피더스의 고객사로 참여하는 첫 사례로, 첨단 반도체의 자국 내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의 사업 전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번 협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비 일부를 지원하며 라피더스의 초기 고객 확보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양사는 회로 폭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를 라피더스의 홋카이도 공장에서 시험 제작할 계획이다. 캐논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기업인 미국 시노프시스(Synopsys)와 공동 설계를 진행하며, 해당 업체를 통해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개발비는 최대 400억 엔 규모로 추산되며,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비용의 약 3분의 2를 보조할 예정이다.

캐논은 자사 디지털카메라와 감시카메라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성능 향상을 꾀하고 있다. 2나노 공정 제품을 도입할 경우 전력 소비를 대폭 절감하면서도 이미지 처리 속도와 품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논 측은 시제품 제작을 통해 실제 기기에서의 성능 검증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라피더스는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모델로 하며, 오는 2027년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텐스트렌트(Tenstorrent) 등이 AI 처리용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나,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형 고객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2나노 반도체는 주로 생성형 AI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수요가 높지만, 일본 내에서는 그간 수요처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일본 정부는 2030 회계연도까지 반도체 및 AI 분야에 10조 엔 이상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캐논의 개발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라피더스의 수주 실적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로봇 및 자동차 제조업체 등 다른 국내 기업들에게도 라피더스 활용을 독려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이미 2025년 말 대만 내 2나노 제품의 대량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후발 주자인 라피더스는 대량 생산보다는 소량 다품종의 단기간 생산 방식을 통해 차별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라피더스는 올해 2월까지 캐논을 포함한 민간 기업 32개사로부터 총 1,676억 엔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 측은 2030년경 영업 흑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피더스가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이번 캐논과의 협력과 같은 대형 수탁 생산 사례를 조기에 궤도에 올려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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