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2-24 12:36:51
[알파경제=우소연 특파원] 국제전기표준회의(IEC)가 가전제품 사용을 통한 온난화 가스 배출 억제 효과를 측정하는 '감축 기여량'의 국제 표준을 확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24일 전했다. 이번 규격화는 파나소닉 홀딩스와 히타치제작소등 일본 주요 가전 기업들이 주도한 결과로, 기업의 친환경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발효된 IEC의 새로운 규격은 전기 제품이 보급됨으로써 회피할 수 있었던 배출량을 산출하는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특정 제품이 없을 경우의 추정 배출량에서 저탄소 제품을 사용했을 때의 배출량을 뺀 수치로 계산된다. 그동안 가전 업계는 자사 제품의 환경 기여도를 증명할 정교한 국제 기준의 수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번 표준안 마련을 위해 일본 기업들은 2021년부터 약 70차례에 걸친 국제 회의를 통해 각국의 이견을 조율해 왔다.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일본 법인의 히비다 타카코 CS&Q 본부장은 "일부 국가의 반대 의견을 수렴하고 안을 수정하는 등 인내심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쳤다"며, "규격화 시한인 5년을 앞두고 간신히 결실을 보게 되어 안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명확한 기준의 부재는 기업들에게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논란의 빌미를 제공해 왔다. 비교 대상을 임의로 설정해 수치를 부풀린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파나소닉 오퍼레셔널 엑설런스의 아라마키 타카코 환경경영 추진부 관계자는 "새로운 규격은 비교 대상을 '시장에 유통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정의해 계산의 임의성을 최소화했다"며, "이제 기업들이 안심하고 기여량을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파나소닉 홀딩스는 이번 규격화 이전부터 독자적인 산출 방식을 통해 2050년까지 2억 톤 이상의 감축 기여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왔다. 쿠스미 유키 파나소닉 홀딩스 사장은 지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 참석해 기여량 측정의 국제 표준화가 지닌 중요성을 역설하며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러한 표준화 움직임은 금융권의 기업 평가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지난 10월 감축 기여량 지표를 기반으로 한 신규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기업의 기여량 공개 여부와 중장기 목표를 평가해 대출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미 가와사키 중공업(7012 JP) 등이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환경채와 달리 자금 용도에 제한이 없어 기업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8411 JP)의 야마가 테츠헤이 지속가능성 기획부 담당 부장은 "전기 산업에 특화된 국제 규격이 마련됨에 따라 금융기관으로서 기업의 환경 가치를 평가하기가 한층 용이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국제 표준화는 기업의 친환경 제품 개발 의욕을 고취하는 동시에,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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