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6-01-26 08:00:47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2026년 실적 전망의 가파른 상향 조정으로 연초 이후 코스피는 주요국 증시 대비 월등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는 1월 한달 간(21일 종가 기준) 16.5% 상승하며, 2000년 이후 월간 기준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에 기반한 상승이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상존하는 상황으로 상승 경로는 지속하되 속도 조절을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단순한 테마가 아닌 상승..지수 레벨업 가능성 상존
국내 증시는 2025년 4월 저점 이후 2000p대에서 5천피에 도달하는 강한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AI 사이클과 반도체 실적 개선이 시장을 견인했지만 지수의 실제 상승 구조를 분해해보면 이번 랠리는 단일 테마에 의해 설명되기보다 주도 업종이 순차적으로 교체되는 릴레이형 구조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천피 도달을 단순히 AI 랠리로 요약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가총액 기여도 기준으로 주도 업종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5천피 도달은 한 번의 테마로 달성된 목표치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관세 리스크 완화와 반도체 가속, 그리고 산업재 확산 및 자동차 신규 프레임으로 이어진 구조적 상승 결과물이란 해석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이 구조는 이후 국면에서도 단일 업종에 집중된 폭등이 아니라 기존 상승 엔진들의 새로운 역할 분담과 새 후보 가세를 통해 지수 레벨업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5천피가 여전히 두렵지 않은 이유는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으로 꼽힌다. 현재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10.5배는 2023년 이후 분포 기준으로 중간값이다. 과열 구간과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노동길 연구원은 "EPS 상향의 구조를 종목 단위로 분해하면 이익 개선은 ‘확산형’이라기보다는 ‘응축형’에 가깝다"며 "상위 101개 종목(KRX100 지수 기준) 중 EPS 상향된 비율은 74.3%로 브레드스(breadth) 자체는 넓었지만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EPS 상향분의 66.4%, 상위 20개 종목이 84.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익 상향은 광범위하게 발생했지만 실질적인 기여는 소수 대형주에 집중된 구조란 분석이다.
EPS 상향이 집중된 영역을 보면 섹터 기준으로는 산업재와 IT, 업종 기준으로는 반도체, 상사·자본재, 기계, 조선이 핵심 축을 형성한다.
이번 강세장은 밸류 부담 제한적인 전형적 펀더멘털 장세로 과거에 비해 체감 확산이 약했던 이유는 이익 발생 구조 자체가 특정 업종·종목에 응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기적인 코스피 상승 경로는 유효할 것"이라며 "다만,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 속도로 인해 기술적으로 과열 부담이 누적되어 있으며 최근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속도 조절은 염두에 두어야 할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연초 이후 대형주로의 극심한 쏠림 장세가 진행된 가운데 코스피 5000pt 레벨 돌파 이후 종목 확산 국면이 전개될 것이란 판단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도 기업 실적 상승이 뒷받침되며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은 10.48 배로 5년 평균 수준에 위치해있다.
4분기 역시 양호한 실적 성장률이 예상되나, 어닝 시즌을 앞두고 수정된 실적 전망은 상향 보다 하향 조정되는 의견 비중이 앞서고 있다. IT 및 소수 대형주에 치우진 이익모멘텀이 연출될 것이란 전망이다.
◇ 압축 대응 통해 변동성 확대 대비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대기자금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과 멀티플 리레이팅이 양축을 지탱하며 증시는 상승 흐름 연출 중"이라며 "다만, 단기 상승 피로감 및 대외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감안해 이익모멘텀 개선 그리고 펀더멘털 대비 상승여력을 남겨두고 있는 종목군으로의 압축 대응을 통해 변동성 확대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EPS 개선세에도 주가 반영이 제한된 업종에서도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1년간 EPS 개선 대비 주가 반영이 제한적이었던 업종 상위는 디스플레이, 유통, 필수소비재,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통신서비스, 증권 등이다. 반도체와 조선 등 주도주와 소프트웨어 등 성장 업종도 함께 포함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12개월 기준 계량 결과만 놓고 보면 코스피 6000p 후보군은 소비·서비스 및 언더퍼폼 회복형 업종군에서 비중 높게 나타나고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코스피 6000p 달성은 '구조 성장 업종' 지속에 더해 과매도의 회복을 필요로 한다"며 "이익 개선이 발생한 업종을 대상으로 시장의 신뢰가 낮아 밸류에이션이 억제되어 있던 영역에서의 재평가가 동반될 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국 증시는 고PER 구조적 성장주와 저PER 업종이 공존하는 이중 구조를 보이고 있다.
12개월 기준 계량 스코어는 소비·서비스 및 방어적 성격 업종의 상대적 저평가 상태를 포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 연구원은 "지수 레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이익은 이미 발생했지만 신뢰가 부족했던 영역에 대한 인식 전환"이라며 "여기서 원/달러 환율 상승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출주라면 더 나은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주 중심의 필수소비재, 화장품·의류 업종이 해당한다고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승이 가파랐던 만큼 급등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과 저평가 업종에 대한 순환매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 실적대비 저평가된 소외 업종으로는 화장품, 에너지, 필수소비재, IT하드웨어 업종 등 내수주와 건강관리 업종을 꼽았다.
반도체 업종도 여전히 견조한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유지 있기에 조정 시 비중확대가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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