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9-23 08:24:30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글로벌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큰 성공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신규 사업 중 상당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이며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부진한 사업들이 대부분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오너 일가 3세가 주도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가는 최근 3년간 약 16배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불닭 시리즈의 인기가 전 세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불닭 챌린지' 열풍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런 주가 폭등세는 해외 언론에서도 집중적으로 조명될 정도였다.
반면, 오너 일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신제품 라인과 비(非)라면 계열 사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매운 라면 브랜드 '맵탱'은 출시 이후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한 편의점의 맵탱 시리즈 3종(흑후추소고기, 마늘조개, 청양고추대파)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했으며, 다른 편의점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15%, 12.8%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과 전용 푸드트럭을 통한 마케팅 확대 등 판매량 증진을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마트에서도 매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불닭볶음면보다 더 매운 라면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된 맵탱은 삼양식품이 불닭의 인기를 이을 '전략 상품'으로 내세운 제품이다.
제품 기획, 네이밍,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정은 오너 3세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상무)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배경 때문에 맵탱의 성패는 전 상무의 첫 '경영 성적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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