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6-04 08:27:08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세 번째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졌다.
과거 두 차례 폭발로 8명이 사망하고 568건의 안전 위반이 적발됐음에도 관계자 전원 집행유예와 법인 벌금 8000만원에 그친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된 참사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 56동 세척공실 폭발…사망 5명 중 2명은 20대 계약직
6월 1일 오전 10시 59분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발사체 추진제를 다루는 공구에 묻은 화약을 물과 세제로 씻어내는 공정에서 화재가 폭발로 이어졌다. 사망자 5명은 모두 생산팀 소속 현장 근로자다.
이 중 2명은 20대 계약직이며 나머지 3명은 30대와 50대 정규직이다. 부상자 2명은 자력으로 탈출했으나 1명은 전신 화상으로 입원 치료 중이다.
소방당국은 인력 101명과 장비 33대를 투입해 오후 1시 10분 진화했다. 폭발이 발생한 건물은 외벽만 남고 전소했다.
◇ 568건 적발에도 합산 벌금 8000만원…예견된 인재
대전사업장의 폭발 사망 사고는 8년 사이 세 번째다.
2018년 5월 충전공실 폭발로 5명이 숨졌다. 2019년 2월 70동 이형공실 폭발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 차례 사고로 발생한 누적 사망자는 13명에 달한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특별감독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568건을 적발했다.
과태료 부과만 350건이다. 법원은 두 사고 모두 회사의 법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전원 징역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인에 부과된 벌금은 합산 8000만원에 불과했다. 반복된 참사와 무더기 위반 적발에도 사법 처벌이 가볍게 끝나면서 동일 유형의 사고가 재발했다.
◇ '위험 작다' 변명에 노조 반발…"노동자 조사 참여해야"
회사는 과거 사고 이후 비용을 투입해 공정을 자동화했다고 항변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전공장 앞 브리핑에서 "오늘 사고 공정은 당초 위험에 대해 크지 않다고 인지했던 사안"이라며 "해당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약은 물과 접촉하면 무력화하며, 세척 공정은 물을 다량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조합 관계자는 "모든 사업장은 특별히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명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창원지회장은 2일 한화그룹 본사 앞 기자회견에서 "사고 원인 조사에 노동자 대표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가 조사에 참여해야 객관적이고 투명한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전담수사팀 꾸린 검찰…가중처벌 적용은 한계
노동부는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대전지방검찰청은 전영우 형사4부장을 팀장으로 검사 3명과 수사관 6명을 투입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법인은 최대 50억원의 벌금을 받는다.
다만 5년 내 동일 재해 재발 시 적용되는 가중처벌 규정은 이번 사고를 비켜 갈 전망이다.
노동부는 이전 사고가 모두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에 발생했고 마지막 사고 시점이 7년 전이라 가중처벌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568건의 위반과 8000만원의 벌금이라는 과거의 촌극이 다시 되풀이될지, 아니면 경영진을 향한 엄중한 처벌로 이어질지 사법당국의 칼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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