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
nsella1121@alphabiz.co.kr | 2023-02-08 08:18:46
[알파경제=이연우 기자] 가장 큰 해운동맹 2M이 운영 방식의 차이 때문에 깨진다.
스위스 해운사 MSC는 지난해 덴마크의 머스크(maersk)를 제치고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적량을 기록했다. 그 결과 MSC는 독자적으로 정기 항로 유지가 가능해져 사실상 해운동맹이 필요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이 때문에 2년 뒤인 2025년 1월 MSC와 2위 머스크는 글로벌 해상 항로의 40%를 지배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 얼라이언스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관전 포인트는 종합물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머스크가 독자적인 정기 항로 유지보다는 새로운 파트너 물색에 나섰다는 점이다.
◇ 머스크, 종합물류기업으로..해운분야 MSC 대체제 필요
한치호 내외경제TV 연구위원은 “선사가 모든 항로를 다 운항할 수 없기에 선박회사 간 운송 운임·영업 조건 등에 대한 협정을 맺고 운항을 공유할 수 밖에 없다”면서 “머스크의 경우 MSC를 대체 할 파트너가 필수 불가결”이라고 말했다.
해운동맹은 공동 물량 관리와 적재로 비용을 절감하는 등 새로운 선박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도 더 많은 항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요 해운동맹은 시장의 35%를 차지하는 프랑스 CMA CGM와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 등의 ‘오션 얼라이언스’가 있다. 우리나라의 HMM과 독일 하파그로이드 등이 소속된 ‘디 얼라이언스’가 점유율 25%이다.
MSC와 결별이 예정된 머스크는 2M으로 해상운항 시장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머스크는 자회사 스타 에어로 연간 항공운송 물량의 3분 1을 자체 네트워크로 소화할 계획을 세우는 등 항공화물 운송 능력을 확대하면서 종합물류회사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 각국, 해운동맹 압박 가속..갈 길 바쁜 머스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불투명한 운임구조와 운임 급등 때문에 지난 해 컨테이너 해운시장에 대한 감시 강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FEFC(구주운임동맹)와 TSA(태평양항로안정화협의회)를 강제 해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해운운임 담합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우기훈 뮤레파코리아 수석파트너는 “공급망 위기가 불러온 해운 운임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에 한 몫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상호 간 과당경쟁을 방지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해운동맹이 각국 정부 시선에서는 국제적인 카르텔, 깨져야 할 짬짜미로 지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업계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해운 인프라 형성과 화물처리, 선박 발주 문제로 선사 얼라이언스 결성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특히, 전 세계 40%의 해상 지배력을 보유했던 2M의 머스크는 항공운송을 포함한 종합물류 왕국의 꿈을 완벽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새 파트너 물색에 바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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