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익률 -37% 나도 본전"…150조 국민성장펀드, 고소득자 무위험 재테크 수단 전락하나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3-26 08:18:42

2025년 12월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등이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정부는 성장의 과실을 국민과 나누겠다고 발표했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야심 차게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 펀드는 고소득 전문직과 자산가를 위한 무위험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할 위기다. 세제 혜택과 정부의 손실 보전 구조가 맞물렸다.

26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소득이 높을수록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37%까지 곤두박질쳐도 원금을 건질 수 있는 기형적인 안전 마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같은 3000만원 투자 그리고 2.5배 세금 차이

​논란의 핵심은 소득공제 혜택 방식이다. 소득공제는 과세표준을 낮춰준다.

고소득자는 애초에 적용받는 세율이 높아 환급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정부 혜택안에 따르면 펀드에 3000만원을 넣으면 1200만원을 소득에서 빼준다. 과세표준 5000만원 이하 직장인은 198만원을 돌려받는다.

반면 과세표준 1억5000만원 초과 고소득자는 502만원가량을 환급받는다. 똑같은 돈을 투자해도 정부 혜택은 2.5배 넘게 벌어진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도 더해진다. 금융소득종합과세 폭탄과 건강보험료 인상을 막는 합법적인 우회로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 수익률 반토막 나도 내 돈은 무사하다

​세금 환급과 정부의 손실 선흡수 조항이 겹쳤다.

정부는 펀드 손실 발생 시 20%까지 우선 흡수하기로 했다. 3000만원 기준 600만원 규모다. 고소득층 혜택은 더욱 명확해진다.

확정적으로 세금 약 502만원을 환급받는다. 여기에 정부가 대신 잃어주는 돈 600만원이 더해진다. 도합 1102만원의 안전 마진이 생긴다.

투자금 3000만원의 약 36.7%에 달한다. 펀드 수익률이 처참하게 무너져도 고소득자의 실질적인 원금 손실은 0원이다.
 

2025년 12월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에서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왼쪽 네번째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땜질 처방 나선 정부 그리고 뉴딜펀드 악몽

​정부는 부자 감세 비판을 의식했다. 최근 3년 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을 막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대책이다. 억대 연봉 대기업 임원이나 고소득 전문직은 제한 없이 혜택을 쓸어 담는다.

비판이 거세지자 서민 가입 우선 부여 방안을 뒤늦게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과거 뉴딜펀드의 실패를 경고한다. 2021년 출시된 뉴딜펀드의 평균 내부수익률은 2.14%에 불과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자본 시장 왜곡이 우려된다"면서 "절세와 원금 보장만 노리는 자금 쏠림 현상이 불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윤 대표는 이어 "단순한 땜질 처방을 넘어서는 세밀한 제도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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