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3-18 08:13:08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사상 최대 실적으로 연임이 내정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2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엔화 환율 오표기 사고가 터졌다.
9개월 전 인터넷은행 최초로 발생한 내부 직원 횡령에 이어 내부통제 결함이 또다시 드러나면서, 고속 성장 이면의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 연임 내정 열흘 만에 '반값 엔화'…7분에 284억 원
지난 10일 오후 7시 29분부터 36분까지 7분간 토스뱅크 앱 내 엔화 환율이 당일 정상 환율인 932원대의 절반 수준인 100엔당 472원으로 표기됐다.
낮은 가격에 자동 매수를 설정해 둔 이용자들의 주문이 한꺼번에 체결됐고, 환율 급락 알림을 받고 직접 접속해 환전에 나선 고객들도 가세했다.
이 시간대 체결된 환전 규모는 284억 원, 토스뱅크가 추산하는 손실은 100억 원대에 달한다.
오류 원인은 환율 산출 로직의 계산 실수였다. 두 해외 은행으로부터 받는 환율 지표 중 하나만 입력된 채 계산이 진행돼 중간값이 잘못 산출됐다.
통상 은행들은 전산 점검 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거나 거래를 제한한다. 반면 토스뱅크는 서비스 운영과 시스템 작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오류 데이터가 실거래로 직결됐다.
금감원은 11일 IT검사국과 은행검사국을 투입해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프로그램 오류를 사전에 걸러내거나, 운영 시스템에 반영하기 전 로직을 점검하는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해당 시간대 거래를 전면 취소하고 엔화를 회수하기로 했다. 회수 대상 엔화를 카드 결제·송금·출금 등으로 이미 사용한 고객은 토스뱅크 통장 잔액에서 차액이 출금될 예정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환율 알림은 왔는데 사과와 보상 안내는 부족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시스템 점검 절차를 강화하고 환율 고시 프로세스 전반을 개선해 동일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작년엔 28억원 횡령…2주간 감지 못했다
지난해 재무조직 팀장 A씨가 5월 30일과 6월 13일 두 차례에 걸쳐 법인계좌에서 27억8599만원을 횡령했다.
A씨는 재무팀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사업상 자금 이체가 필요하다'며 팀원들을 속여 접근 권한을 넘겨받은 뒤, 자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범행은 발생 후 2주가 지나도록 내부 시스템이 감지하지 못했다. 2차 범행 다음 날인 6월 14일에야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이상이 적발됐고, 토스뱅크가 A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지만 이미 극단적 선택을 한 뒤였다.
토스뱅크는 즉시 감독당국에 보고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고객 자산 피해는 없었지만 인터넷은행에서 이 규모의 내부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었다.
◇ 금감원 '미흡' 판정에도 반복…이은미 2기 선결 과제
이 대표는 2024년 첫 연간 흑자(순이익 457억 원) 전환에 이어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 8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24% 성장을 이끌었다.
임추위는 지난 3일 "성장성·수익성·영속성·건전성 4가지 핵심 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 대표를 차기 CEO로 추천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 성장 이면에서는 내부통제 리스크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토스뱅크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소비자보호 인력 부족, 거버넌스, 내부통제 체계 미흡 등 비계량 부문에 '미흡' 등급을 부여하며 종합적으로도 '미흡'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부통제 관련 사고가 반복되자 금융권 일각에서는 구조적 원인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빠른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잦은 인력 이동으로 인해 내부통제 부실 리스크가 확대되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앞선 사고들에서 드러났듯, 이러한 리스크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결국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연이은 사고 발생은 이 대표 2기 체제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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