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7-09 08:55:50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은행이 약 14년 반 동안 이어온 주식 거래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앙은행으로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행보로, 일본은행은 지난 봄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보유 주식 매각 작업도 조만간 종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ETF 처분을 즉시 시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며, 주식 매수에 이어 매도 역시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규모 ETF 처분 검토는 지속할 방침이어서, 매각 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2002년 금융 시스템 안정화 대책으로 은행 보유 주식 매입 정책을 시작했다. 이 정책은 중단과 재개를 거쳐 2010년 봄 종료되었으나, 같은 해 12월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한 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ETF 매입을 재개했다. 이후 일본은행의 주식 관련 정책은 세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2016년 3월까지의 ETF 매입 기간이며, 2단계는 은행 보유 주식 매각을 병행한 2016년 4월 이후다. 3단계는 ETF 매입 중단 결정 이후 주식 판매자로서의 역할을 본격화한 2024년 3월 이후다.
은행 보유 주식 매입분 잔액은 당초 약 1조 3천억 엔이었으나, 올해 6월 말 기준 약 25억 엔으로 감소했다. 이르면 7월 14일 발표되는 7월 10일 시점 데이터에서 잔액이 0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초점은 ETF 취급 문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ETF 처분은) 시간을 들여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조기 매각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트럼프 관세 관련 동향과 참의원 선거 이후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 또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행의 ETF 보유 잔액은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 시가총액의 약 7%에 해당한다.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에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이 상당 규모로 존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심의위원은 "지금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압축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TF 매각 방식이 관건이다. 대규모 ETF를 일시에 매각할 경우 주가 하락 위험이 있어, 적정 처분 규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과거 은행 보유 주식 매각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당시 일본은행은 주가 혼란 없이 매각을 진행했다.
2024년 연간 매각액은 약 6,600억 엔이었다. 닛세이 기초연구소의 이데 신고 씨 추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약 76조 엔의 ETF 보유 잔액을 이 속도로 매각하려면 100년 이상이 소요된다.
또 다른 심의위원은 "엄청난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일본은행도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ETF 완전 처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