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6-16 08:59:11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방위산업 분야 협력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16일, 양측은 민관 합동 회의를 개최하고 방위산업 연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6일 전했다.
이는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 공동 공급망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미래 개발 협력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경제산업성 간부와 더불어 일본항공우주공업회(SJAC) 소속의 IHI, 가와사키 중공업, 스바루, 토레이, 미쓰비시 전기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전자파 관측 인공위성 개발 기업인 Synspective도 참여를 검토 중이다. EU 측에서는 유럽위원회 방위산업·우주총국 간부와 프랑스의 타레스, 사프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등 방산 대기업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SJAC는 앞서 13일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국과 면담을 가졌다. NATO는 우주 분야 등에서 일본 신흥 기업의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유럽은 안보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양측은 자국 및 역내 방위산업 규모가 크지 않고, 고비용 연구개발·생산체제, 미국 의존 등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역내 생산 체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ATO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국방비는 9350억 달러(약 133조 엔)로 추정된다. EU 회원국은 같은 해 3260억 유로(약 53조 엔)를 국방에 투자했다.
일본의 2024년도 방위비는 총 8.9조 엔이다. 유럽이 방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을 밝히면서, 일본은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U는 무기 및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주주의 진영 파트너로서 일본에 거는 기대가 크다.
EU는 지난 3월 발표한 방위 백서에서 중장기적인 러시아 위협에 대비해 역내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일본과의 방위산업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또한 방위산업 생산 규모와 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기회로 삼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양측의 방위 분야 재료 및 부품 공급망 정비를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한, 방위산업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일본과 유럽의 대기업, 스타트업 간 협력 기회도 모색한다. 유럽은 민생용 기술을 활용한 '듀얼 유스(군민 양용)' 제품·서비스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EU는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자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 기업의 협력 프로젝트가 EU 지원 제도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오는 7월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EU 정상회담에서는 방위산업 분야 협력 확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민관 회의를 발전시켜 정기 협의체 신설도 검토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틀을 통해 일본과 유럽 간 국제 공동 개발 및 생산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영국, 이탈리아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위 관련 수출 확대를 위해 2023~2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살상 능력을 가진 완제품 수출은 금지되지만, 부품 수출은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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