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실상 끌어내리겠다 천명"...국민연금의 '진옥동 축출선언' 공식화에 금융위 발칵

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6-03-23 08:21:39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국민연금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금융당국과 시장이 큰 충격에 빠졌다.


단순한 주주권 행사를 넘어 사실상 현직 회장을 정조준한 '강제퇴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간 제도 개선에 방점을 찍어온 금융위원회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류다.

23일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이사선임 반대를 공식 결정(가운데방점)발표한 국민연금의 행보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발동을 통한 주주권 행사는 예견됐으나, 공식적인 보도자료까지 내며 낙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고강도 압박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열심히 발동해서 주총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진 회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고 선언한 셈"이라며 "금융위 관료들조차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이미 기존 회장의 연임을 안건으로 올린 이상, 당국이 전부 뒤집는 것은 불가항력적인 사항이라는 게 금융위의 기본적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당초 금융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카르텔'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 이후,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제반 제도 마련에 집중해왔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이른바 '자기들끼리 돌아가면서 해먹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타파하기 위해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다.

​하지만 개별 금융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관치금융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명확한 선을 그어왔다.

금융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는 나서고 있지만, 특정 인물의 연임을 직접 가로막는 것은 당국의 권한 밖의 일이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금융당국마저 한발 물러서 있던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이례적으로 '총대'를 멘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청와대를 비롯한 소수 핵심 결정권자들의 강력한 의지가 직접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연합뉴스)

강관우 전 모건스탠리 이사 겸 더프레미어 대표이사는 "국민연금이 강경한 입장을 공식화한 배경에는 사유화된 금융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는 최고위층의 단호한 결단이 자리 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당국의 점진적인 제도 개선만으로는 고착화된 그들만의 리그를 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통한 강력한 실력 행사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당초 계획했던 지난 12일을 넘겨 이르면 이달 마지막 주에 발표할 계획이다.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관가에선 청와대와 금융 당국 간 이견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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