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4-14 08:08:07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창사 이래 최초로 연 매출 5조 원 시대를 열었으나,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독일 모회사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더 비용 증가와 마케팅 출혈 경쟁을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았으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를 향한 대규모 자금 이전이 3년째 반복되면서 배달 생태계의 이익 독식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479억 줄었다며 라이더 탓, 4900억은 독일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5조2830억원으로 전년(4조3226억원) 대비 22.2% 급증했다.
2010년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5조원 고지를 넘어선 수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최소 주문 금액 없이 주문할 수 있는 '한 그릇 서비스'와 구독 멤버십 '배민클럽' 등이 호응을 얻었고, 퀵커머스 사업이 성장하며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929억원으로 전년(6408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줄어든 금액은 479억원이다.
회사 측은 영업비용이 전년 대비 27% 늘어난 4조6901억원까지 불어난 탓이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영업비용 중 배달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성격의 외주용역비가 전년 대비 41% 늘었고, 소비자의 배달팁을 배민이 부담하는 비중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점유율 만회를 위해 '한 그릇 서비스' 같은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수익 악화 호소에도 불구하고, 우아한형제들은 DH가 보유한 자사주 4900억원어치를 매입해 전량 소각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의 10배를 넘는 금액을 독일 본사에 건넨 셈이다. 영업이익 5929억원 대비 환원율은 80%를 넘어선다.
◇ '배당' 대신 '자사주 소각'…이름만 바꿨다, 돈은 그대로 독일로
DH가 우아한형제들로부터 자금을 거둬들이는 방식은 해마다 바뀌었으나, 방향은 3년째 독일을 향했다.
2023년 우아한형제들은 DH에 4127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국부 유출 비판이 일자 2024년부터는 DH 보유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DH 보유 자사주를 5372억원어치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이었다. 현금 배당이라는 단어를 지웠을 뿐, DH가 주식을 팔아 현금을 손에 쥐는 구조는 동일하다.
2025년에도 동일한 구조가 반복됐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당 대신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국부 유출 비판을 의식해 형식만 교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년 합산 환원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2020년 4조7500억원을 들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DH는 불과 5년 만에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공식적으로 확인된 환원 절차만으로 투자금의 30% 이상을 회수했다.
◇ 매출 5배 뛸 때, 점주·라이더 몫은 쪼그라들었다
◇ 베트남 법인 철수…한국 시장 '현금 창출원' 전락 우려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 법인 '우아브라더스 베트남'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DH가 수익성이 낮은 해외 거점을 정리하면서 배민을 현금 창출원으로 집중 활용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외형 성장이 가속화할수록 수익 대부분을 해외로 가져가는 구조에 대한 제도적 견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DH의 3년 연속 대규모 환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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