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
qrqr@alphabiz.co.kr | 2023-05-10 08:09:47
[알파경제=임유진 기자] 키움증권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최근 각종 이슈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이슈, 초대형IB 인가 지연 이슈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분기 사상 최대 이익 시현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 전망이 밝을 수만은 없다.
◇ 1분기 연결 순익 2915억원...사상 최대 실적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2023년 1분기 순이익은 2915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54% 상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예상을 상회한 운용손익 실적 덕분이다.
증권 운용손익은 143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15억원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 배당금수익 265억원을 포함해 배당금 및 분배금 수익이 4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제외한 순수 운용손익도 969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163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국내주식 수수료는 증시 호황과 개인 위주장세에 따른 점유율 상승으로 81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주식이나 파생상품 위탁매매 수수료가 국내주식 대비 다소 부진했다.
이자손익은 1717억원으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운용 및 조달 비용률 급변에도 불구하고 신용공여 수익이 773억원으로 증가해 손익을 방어했다.
반면 IB 및 기타수수료수익은 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했다. 부동산금융 부진의 영향이다.
증권 외에 투자조합 및 펀드 부문 영업이익이 자본시장 호조에 따라 280억원을 기록했고, 저축은행의 경우 충당금전입액 증가 영향으로 4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으로 트레이딩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27% 증가했고, 약정점유율 상승과 견조한 파생·해외주식 수수료로 인하여 경쟁사 대비 우수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을 시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불매운동·집단소송…브로커리지 점유율 지켜낼까
키움증권의 이익 기반은 브로커리지다. 18년 연속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해외 주식 시장점유율은 35.4%, 국내 주식 시장점유율 19.6%이다.
하지만 최근 키움증권이 SG증권과 CFD 계약을 체결한 국내 증권사 중 한 곳으로 밝혀진 데다, 김익래 전 회장의 연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불매운동에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점유율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평판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독보적인 리테일 점유율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해외주식의 경우 경쟁심화로 인해 이미 점유율이 주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CFD 관련 미수채권 등 직접적 손해 불가피
당장 최근 문제가 된 8개 종목의 CFD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우려와 감독당국의 CFD 관련 검사, 이에 따른 초대형IB 인가 지연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강승건 연구원은 "리테일 채널에의 높은 약정 점유율로 최근 문제가 된 8개 종목의 CFD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CFD 관련 최종 손실 규모는 아직 유동적"이라며 "미수채권 회수 규모에 따라 인식될 손실 규모가 달라지며 6월 말 기준 미수채권 규모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된 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주가는 관련 악재를 이미 반영했고, 현 이슈가 수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보다는 적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 1분기 PF 잔액은 약 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며 "분기 2000억원대 수준 체력은 향후 미수채권 충당금 적립 및 손실 등도 감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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