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진 기자
magicbullet@alphabiz.co.kr | 2024-06-26 08:13:00
[알파경제=이형진 기자] 이래CS는 지난 1976년 경남 김해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매출 연 1000억원을 뛰어넘는 탄탄한 회사다.
주력 계열사인 이래AMS는 전장 부품 제조사업을 맡고, 매출만 5000억원에 달했다.
무엇보다 이래CS와 이래AMS는 주거래처로 GM, 크라이슬러, 피아트, 폭스바겐, 리비안 등 해외매출이 80%를 차지하고, 수주잔고만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요 거래처의 경영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악화 탓에 이래CS는 경영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고, 실제로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누적 적자만 80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용중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고,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터진다고 했던가. 2대 주주인 자베즈펀드와의 경영권 갈등 본격화는 회생에 찬물을 끼얹었고, 결국 부도를 맞게 됐다.
◇ “자베즈 합의 이뤄지지 않아…70억원 지급중단으로 부도”
김용중 이래CS그룹 전 회장은 최근 알파경제와 만나 수십년간 올곧은 신념과 철학으로 성장시킨 회사의 부도사태를 무기력하게 바라봐야 하는 자신의 심정을 허심탄회 꺼냈다.
김용중 회장은 “GM의 공급 중단, 코로나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약 8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지만, 저를 비롯해 임직원들이 각고 노력으로 인해 2022년 영업이익 150억원, 2023년 200억원까지 흑자전환하면서 노력의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1년말부터 전임경영총괄 사장인 최칠선이 2대주주(자베즈펀드)와 결탁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면서 “산업은행에 설비투자금을 요청했으나, 2대주주인 자베즈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그해 11월 70억원(현금 30억원, 어음 40억원) 지급중단으로 부도가 났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용중 회장은 “회생절차는 법원이 주도하는 것이지만,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237조에 의하면 산업은행이 반대하는 회생계획안은 인가될 수 없다”면서 “관리인이 이래AMS를 헐값 매각에 나서도 산업은행은 채권단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회생은 채권단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며, 법원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김용중 회장 측에서 자베즈와 산업은행이 결탁했다고 주장하시는데, 언급된 분들 아는 사람도 없고, 결탁할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 경쟁 입찰을 받아 제일 큰 입찰 금액을 제시한 곳이 우선협상자가 되지 않냐? 감정가는 모든 회생 계획안에 그 자산에 대한 평가를 하게 돼 있다”면서 “회생계획안을 짜기 위해 자산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그건 우리 산업은행이 아닌 회계법인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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