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alphabiz.co.kr | 2026-05-26 08:05:31
[알파경제=이형진 선임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력반도체(GaN·SiC) 시장에서 독자 제품의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자, 돌연 반도체위탁생산으로 사업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전력반도체 생태계 육성 지원금을 타내기 위한 전형적인 꼼수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파운드리를 명분으로 막대한 정부 자금을 수혈받아 공정과 수율을 끌어올린 뒤, 궁극적으로는 다시 자사 설계 완제품(IDM)을 시장에 팔기 위한 얄팍한 ‘이중 플레이’라는 지적이다.
◇ 샘플 줬지만 수주 ‘0’…밑천 드러난 기술력
26일 반도체 업계와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복수의 고객사에 질화갈륨(GaN) 반도체 샘플을 공급했지만 단 한 건의 최종 구매 주문(PO)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과 성능 기준을 맞추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력반도체의 핵심 지표인 온저항(RDS·전류 흐름 시 내부 저항) 수치가 기대치에 턱없이 미치지 못해 전력 손실과 발열 제어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사가 원하는 모듈 형태 대신 개별 디바이스 형태의 공급만 고집한 것도 발목을 잡으면서 삼성의 자체 칩 판매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직접 제품을 파는 전략이 벽에 부딪히자 돌연 파운드리 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최근에는 탄화규소(SiC) 파운드리 사업 재개를 알리며 기존 8인치 라인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혔다.
◇ "이재명 정부 육성 자금 노린 명분용 파운드리 선언"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극도로 싸늘하다. 파운드리 사업 전환이 순수한 비즈니스 목적이라기보다 이재명 정부의 전력반도체 집중 육성 기조에 편승해 대규모 정부 지원금을 챙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력반도체 전문기업의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GaN과 마찬가지로 삼성의 SiC 역시 특별한 앵커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고 기술 수준도 아직 글로벌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게 평가받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는 "삼성이 갑자기 SiC 파운드리를 본격화한다고 언론 등에 표명하는 실상은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명분용에 불과한 것으로 읽힌다"며 "파운드리를 빌미로 정부 돈을 받아 공정을 고도화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확보한 뒤 나중에는 결국 자기네 칩을 양산해 시장에 내다 팔려는 속셈"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파운드리의 기본 철학마저 철저히 기만하는 행태라는 비판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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