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7-08 08:27:42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내각부는 7일, 5월 경기 동향 지수를 발표하며 국내 경기의 기조 판단을 ‘악화’로 하향 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전했다.
일본 경기 판단이 악화된 것은 약 4년 10개월 만으로, 경제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판단은 생산·고용 등 10개 지표를 기반으로 경기 상황을 종합한 ‘일치 지수’의 3개월 평균이 3개월 연속 하락, 최근 수치도 전월 대비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내각부에 따르면, 3월에 발생한 아이치현 자동차 부품 공장 사고로 인한 생산 중단이 경기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는 판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도입된 25% 추가 관세가 4월부터 자동차에, 5월부터 부품에 부과되면서 미국향 자동차 수출은 3.9% 감소, 수출액은 20% 하락했다.
과거 내각부가 기계적으로 '악화' 판단을 내렸을 때, 전문가 연구회가 사후적으로 판단한 경기 침체기와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직전 '악화'는 2019년 8월~2020년 7월로, 당시 일치 지수는 최대 11.6포인트 하락(2020년 4월)했다. 이번 하락 폭은 0.1포인트로 비교적 작다.
일치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중 광공업 생산 지수, 내구 소비재 출하 지수 등 5개 항목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2~3개월 후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 지수는 4개월 만에 전월 대비 상승했다.
일본재무성이 발표한 1~3월 법인 기업 통계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전 산업의 경상 이익은 3.8% 증가했다.
제조업은 2.4%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플러스를 유지했다.
일본은행이 발표한 6월 전국 기업 단기 경제 관측 조사(단칸)에서는 대기업 제조업의 경기감이 2분기 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향한 자동차 수출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무부 무역 통계에 따르면, 5월 미국행 자동차 수출은 대수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 감소한 10만 2653대를 기록했다.
이는 5개월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흡수하면서 수출액은 20% 하락했다.
인바운드 소비 역시 둔화되는 추세다. 관광청 발표에 따르면, 1~3월 방일 외국인 여행 소비액은 2조 2803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했지만, 전기 대비 2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 백화점 협회 발표에 따르면, 5월 전국 백화점 면세 매출액은 40.8% 감소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로 인해 명품 등의 가격 메리트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번 발표는 ‘속보치’로, 7월 하순 발표 예정인 개정치에서 상향 조정될 경우, 기조 판단이 ‘하향 정지’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또한 비제조업 지표가 반영되지 않는 점에서 한계도 존재한다.
제1생명경제연구소의 니케 요시타카 씨는 "이번 상황은 일진일퇴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가계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지만, 기업은 가격 인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설비 투자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이 본격화되면 설비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