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텍(6406 JP), 'EQT 펀드'에 4000억엔 규모 인수 결정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7-30 08:26:24

(사진=후지텍)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유럽계 투자 펀드 EQT가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후지텍 인수를 확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0일 전했다.

 

이번 인수는 TOB(주식 공개 매입) 방식으로 진행되며, 총 인수 금액은 4000억 엔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지텍은 그동안 활동가 펀드와 창업주 간의 갈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EQT는 이번 인수를 통해 후지텍의 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성장 전략 실행에 주력할 방침이다.

TOB 가격은 주당 5000엔 후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후지텍의 종가는 6205엔이었다. 

 

인수 후 후지텍은 상장 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건은 도요타 자동 직기, NTT 데이터 그룹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상장 기업 주식 비공개화 사례다.

후지텍은 2024년 10월 외부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해왔다. 

 

홍콩계 펀드 오아시스 매니지먼트의 주식 매수도 이어지면서 후지텍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오아시스는 후지텍의 최대 주주로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운용사인 파라론 캐피탈 매니지먼트도 6.59%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창업주인 우치야마 고이치 전 회장이 관여하는 우치야마 인터내셔널은 6.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QT는 인수 후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창업주로부터 약 15%의 출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QT는 후지텍 성장에 기여한 창업주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소수 주주로서의 출자를 승인할 계획이다. 오아시스와 파라론은 이번 TOB에 응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는 2022년 후지텍과 창업주 간의 부적절한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우치야마 전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2023년 2월 오아시스의 요구로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되어 우치야마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해임되었고, 같은 해 6월 하라다 마사카 사장이 취임했다.

후지텍은 중국 내 인력 감축, 일본 및 아시아 지역에서의 원격 감시를 활용한 유지보수 사업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3월 결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2412억 엔,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161억 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하라다 사장을 포함한 사내 출신 이사 3명의 재선임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60.01%에 그쳤다.

후지텍의 연결 매출액 중 일본내 비중은 36%, 중국, 인도 등 동아시아 및 남아시아 비중은 45%를 차지한다. 

 

아시아 시장은 신규 수요가 많고 유지보수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지텍은 2029년 3월까지 동아시아를 일본을 넘어선 최대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QT는 인도 등지에서 IT 서비스 기업 운영 경험이 풍부하다. EQT는 이런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확대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유지보수 사업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EQT는 2024년 베네세 홀딩스와 함께 경영진 참여형 인수(MBO)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EQT는 자회사로 편입했던 파이오니어를 대만 액정 대기업 이노룩스 자회사에 매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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