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내부통제_BNK금융]②‘순손실 축소’ 꼼수 경남은행 3천억 횡령

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6-03-05 05:00:10

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형 금융사고와 반복되는 위법 행위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 약화, 느슨한 조직문화, 그리고 준법감시 체계의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파경제>는 국내 주요 금융사를 대상 '과거 겪었던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중심으로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왜 문제가 되풀이 되는지 등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연중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①‘형식적 공정성’의 가면 빈대인 회장 연임

②‘순손실 축소’ 꼼수 경남은행 3천억 횡령

③‘예외 승인’ 남발이 초래한 금양 리스크

④인허가 없는 우즈벡 법인 개소식 강행

 

(사진=BNK금융그룹)

 

[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지난 2023년 금융권을 강타한 경남은행의 대규모 PF 횡령 사건은 BNK 내부통제 시스템이 ‘일시적 오류’가 아닌 ‘식물인간’ 상태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류 위조와 거래 조작이 일상적으로 반복됐음에도 이를 감지하지 못한 것은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 15년간 이어진 ‘식물인간’ 내부통제...집단적 직무유기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검찰과 금융당국 조사 결과 경남은행의 횡령 사고는 2009년 5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약 15년간 지속됐다. 

 

특정 직원이 장기간 권한을 독점하며 서류를 위조하고 거래를 조작하는 동안 감시 시스템, 내부 감사, 준법 감시 조직 중 그 어느 곳도 제동을 걸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해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사고 예방 체계의 완전한 무력화를 지적한 바 있다. 

 

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는 "금융기관에서 15년 동안 횡령이 발각되지 않았다는 것은 내부 감사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형식주의’에 매몰되어 있었다는 증거"라며 "이는 특정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 전체가 감시의 의무를 저버린 ‘집단적 직무유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BNK경남은행. (사진=연합뉴스)

◇ BNK, 재무적 피해 축소에만 급급...무책임의 극치

 

사건 발생 직후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이 보인 대응은 무책임의 극치였다는 지적이다. 

 

총 횡령 규모가 2988억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자금 돌려막기를 제외한 실제 순손실액이 595억원 수준이라며 재무적 피해 규모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또한 60% 이상의 높은 회수율을 목표로 내세우며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피해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수백 차례의 문서 조작과 돌려막기가 반복되는 동안 사후관리 체계가 단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진=경남은행

◇ 준법감시 실패로 영업정지...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내부통제의 총체적 부실은 결국 경영 리스크로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2024년 초, 경남은행에 대해 신규 PF 대출 취급 6개월 제한 조치를 내렸다. 준법 감시의 실패가 영업 기반 위축과 수익성 악화라는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횡령범 개인을 넘어 리스크 관리 책임자, 경영진, 그리고 이를 감독해야 할 이사회까지 향해야 한다"라며 "내부통제의 가치는 화려한 규정집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작동 기록’으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관우 전 모건스탠리 이사 겸 더프레미어 대표이사는 "경남은행 사태는 BNK 지배구조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로 남았다"라며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내부통제를 관리·감독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BNK금융지주는 방관자로 일관했고, 지배구조의 결함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2의 경남은행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내부통제 부실 논란 및 경영진의 책임론과 관련해 BNK금융지주 측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았다. 

 

<다음 3회차 예고>

<‘예외 승인’ 남발이 초래한 금양 리스크>를 통해 리스크 관리 실태를 살펴보고, BNK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가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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