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리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6-02-23 07:51:41
[알파경제=(시카고) 폴 리 특파원] 유럽연합(EU)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혼선이 해소될 때까지 미국과의 무역협정 비준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른트 랑게 EU 통상위원장이 긴급 회의에서 이른바 '턴베리 협정'의 비준 관련 입법 절차를 일시 중단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랑게는 "미국 측으로부터 포괄적인 법적 평가와 명확한 정책 약속을 받을 때까지 절차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랑게 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정부의 순수한 관세 혼란"이라며 "더 이상 누구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EU와 다른 교역 상대국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권한법을 활용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한 이후 나왔다. 유럽의회 통상위원회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언급했을 당시에도 비준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해당 협정은 지난해 여름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합의한 것으로, EU의 대미 수출품 대부분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미국산 제품에 대한 EU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미국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50%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EU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하고, 특히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안보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불균형적 합의에 나섰다. EU는 당초 3월 비준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10%의 글로벌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언급해 정책 불확실성을 키웠다. 새 관세는 1974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의회 승인 없이 150일간 시행될 예정이다.
랑게 위원장은 "이 같은 관세가 턴베리 협정에 위배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추가 조치에 앞서 명확성과 법적 확실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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