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떠나는 연구자들 일본으로 유치 전략...日 1000억엔 규모 긴급 지원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6-13 14:14:47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정부가 해외 연구자 유치를 위한 대규모 긴급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연구자들이 미국을 떠나는 상황을 고려, 일본의 연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3일 전했다.


일본정부는 관련 사업에 최소 1000억 엔을 투자하고, 연구자 대우 개선, 연구 설비 확충, 일본 연구 환경에 대한 국제 홍보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내실 과학기술상은 13일, 이번 정책 패키지를 공식 발표하며, 박사 학위 소지자를 포함한 우수 인재를 적극 유치하여 국내 대학의 연구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는 기존 사업 활용과 더불어 추가적인 지원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정부는 자국을 "연구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해외 거주 일본인 연구자를 포함한 우수 인재를 전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가을 학기 시작 전 가능한 한 빨리 관련 정책을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10조 엔 규모의 '대학 펀드'를 활용, 국제적으로 우수한 연구 대학을 지원하는 제도를 통해 급여 시스템을 개선하고 연구 환경을 정비할 방침이다.

또, 대학 및 연구기관이 뛰어난 연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펀드 운용 이익을 활용한 자금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 기반 시설 등 연구 기반 시설 구축에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대학은 그간 과도한 행정 업무로 인해 연구자들이 연구 활동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일본정부는 해외 연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의 업무 시스템 개혁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의 안전한 치안, 풍부한 문화 등 매력적인 생활 환경을 적극 홍보하여 해외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어낼 계획이며 AI, 양자 기술, 반도체 등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서 국제 공동 연구를 활성화하고, 논문 공동 저술 및 인재 유동성을 높여 해외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학 연구 예산 삭감과 주요 대학에 대한 압력 강화가 있었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3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 중인 연구자 비율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각국은 미국의 우수 연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역외 연구자 유치를 위해 5억 유로(약 820억 엔)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네덜란드와 프랑스도 각각 우수 과학자 유치를 위한 기금 창설 및 지원 체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내에서도 도호쿠대학이 300억 엔을 투자하여 5년 안에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 500명을 채용하고, 오사카대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가 기부금 등을 통해 젊은 연구자 100명을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늦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으며, 자민당 과학기술·이노베이션 전략 조사회는 지난 5월, 총리에게 해외 연구자 유치 환경 개선을 건의한 바 있다. 

 

이에 총리는 지난 4일, 정부 차원의 정책 패키지 마련을 지시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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