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 부진한 업황에 높아진 재고 부담"

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3-07-27 07:47:24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가 부진한 업황에 높아진 재고 부담에도 2분기 실적이 컨세서스를 상회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2분기 매출과 EPS(주당순이익)는 각각 45.3억달러와 1.87달러로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3% 성장해 우선 의존도가 높은 차량 반도체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 성장하는 등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수요처별로 자동차와 전자기기와 산업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전분기대비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엔터프라이즈(기업향), 통신장비 부문 매출은 보수적 IT 지출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전분기대비 각각 5%, 15% 축소됐다.

2분기 말 기준 재고는 전분기대비 4.4억달러 증가한 37억달러(207일)를 기록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기존 목표 재고(130~200일)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업황이 이어져 재고 증가에 갖는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3분기에도 상반기와 유사한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3분기 가이던스 중간값 매출은 45.5억달러, EPS는 1.80달러로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목표 대비 높아진 재고는 중장기 업황 회복(40개월 사이클)에 대비하는 비축 물량이라 언급했으며, 대부분 범용 제품으로 노후화 리스크가 제한적이라 강조했다. 

 

김형태 연구원은 "그러나 3분기에도 재고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업황 회복 전까지는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지목될 것"이라며 "2027년까지 연간 50억달러 규모의 증설 투자가 예정돼 있어 수익성 및 순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3년간 같은 전략을 유지해왔으나 계획했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출처=신한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자동차 부문이 전년 대비 20%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공급제약 완화로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과거와 같이 높은 가격결정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기준 23.9배로 지난 3년 평균 20.7배 대비 15% 높은 수준"이라며 "하반기 고객사들의 제품 가격 인하 압력과 전반적인 업황 회복 시점의 지연을 고려 시 당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GAAP 기준으로도, 다운사이클에서 제조업체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회하는 수익성을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좋은 기업이나 최소 사이클이 돌아서기 전까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valuation re-rating)을 기대해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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