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110곳, 탄소배출권 시장 진출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4-17 11:40:45

(사진=미쓰이 스미토모)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미쓰이 스미토모 해상 화재보험과 한큐 전철(9042 JP)을 비롯한 약 110개 기업 및 단체가 온실가스 배출권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이는 정부가 2027 회계연도 내에 기업별 탄소 배출 상한을 설정하고, 초과분에 대해 배출권 구매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른 움직임이다. 최근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의 탈탄소 경영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배출권 거래 시장의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는 내년 가을부터 자동차, 철강 등 연간 10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는 300~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배출량 상한을 설정할 계획이다. 이는 일본 국내 총 배출량의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당 기업들은 할당량을 초과할 경우 배출권을 구매하거나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배출권은 에너지 절감 설비 도입이나 산림 정비 등을 통해 CO2를 감축한 실적을 국가가 인증하는 ‘J-크레딧’ 형태로 발행된다. 기업들은 이를 도쿄증권거래소 등에서 판매하거나 자사의 배출량 상쇄에 활용할 수 있다. 일본경제신문이 J-크레딧 운영 단체 신고 내용을 집계한 결과, 2025년에는 역대 최다인 110개 기업·단체가 사업에 참여하며, 이들은 연간 29만 톤 규모의 배출권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들의 참여 방식도 구체화되고 있다. 미쓰이 스미토모 해상은 4월부터 전기자동차(EV) 이용으로 감축된 CO2 실적을 배출권화할 방침이다. 자사 자동차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여 2030 회계연도까지 40억 엔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한큐 전철과 파나소닉 등도 태양광 패널 설치 및 고효율 가전 사용을 통한 CO2 감축분을 배출권으로 전환해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배출권 가격은 1톤당 약 5,000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탄소 감축에 실패해 배출권 구매 비용이 증가하는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도 변화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탈탄소 기세가 다소 후퇴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은 비상 상황에서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탈석유’ 전략을 재가속하고 있다. 반면, 일부 에너지 산업에서는 석탄 화력 발전소 가동 제한을 해제하는 등 CO2 배출이 증가하는 상반된 움직임도 관측된다.

물류 대기업 SBS 홀딩스와(2384 JP) 유니참(8113 JP) 등은 배송 차량의 전기차 전환과 공장 내 재생 에너지 도입을 서두르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배출권 공급 부족은 여전한 과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전력회사 등 배출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연간 287만 톤 이상의 공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나, 현재는 약 100만 톤가량의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약 40개 국가 및 지역이 배출량 거래 제도를 도입했다. 2005년부터 제도를 운용 중인 유럽의 경우, 대상 기업의 배출량이 제도 도입 이전 대비 50%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현재는 철강 및 에너지 분야로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