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6-20 09:19:39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제철이 US 스틸 완전 자회사화를 완료하고, 미일 동맹을 통해 중국 철강 산업에 대한 견제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전했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 겸 CEO는 기자회견에서 "제조업 부활을 목표하는 미국 정부와 뜻을 같이했다"며 US 스틸 인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제철은 2028년까지 총 110억 달러를 투자해 US 스틸의 생산 설비 신설 및 연구 개발 거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시모토 회장은 "수익성을 충분히 검토했으며, US 스틸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필요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일본제철에 따르면 미국의 철강재 수요는 연간 8,900만 톤에 달하며, 간접 수입을 포함하면 실질 수요는 1억 5,000만 톤에 이른다.
하지만 자급률은 55%에 불과해 US 스틸을 통해 수요를 확보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제철은 자사의 조업 및 설비 관리 기술을 US 스틸에 접목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자동차용 고장력 강판 등 고급강 수요를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하시모토 회장은 "고급 강철 공급망을 구축하여 미국 제조업 부활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US 스틸은 한때 세계 최대 철강 회사였으나, 1970년대 일본제철에 선두 자리를 내줬고, 2000년대 이후 중국 철강 기업들의 부상으로 경쟁력을 잃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인상하며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섰지만, 일본제철은 기술 지원 없이는 효과가 없다고 설득해 US 스틸 인수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하시모토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고심 끝에 일본제철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것이 미국 철강 산업 재건과 중국 견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제철의 US 스틸 인수는 단순한 이익 추구를 넘어 미국 제조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투자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US 스틸의 경영상 주요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보유하게 되면서 경영 자율성 침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시모토 회장은 "미국 제조업 부활이라는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와의 관계 설정 및 꾸준한 투자 집행을 통해 일본제철이 세계 철강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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