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분기 GDP 3.4% 성장…소비 호조에도 성장 둔화 신호

폴 리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5-12-24 07:35:56

미국 물가.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시카고) 폴 리 특파원] 미국 경제가 3분기에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성장 모멘텀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성장률 3.8%에서 상승했으며, 시장 전망치 3.3%도 상회했다. 

 

다만 이번 GDP 수치는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발표가 지연된 데다, 현재 경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거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소비자 지출은 연율 3.5% 증가해 2분기 2.5% 보다 확대됐다. 이는 9월 30일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전기차 구매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후 10~11월 자동차 판매는 감소했으며, 다른 부문의 소비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번 정부 셧다운으로 4분기 GDP가 1.0~2.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대부분의 감소분은 이후 회복되겠지만, 70억14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다. 

 

미국 월스트리트가. (사진=연합뉴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 지출은 주로 고소득 가구가 주도하고 있다. 주식시장 강세로 자산이 늘어난 반면, 중·저소득 가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K자형 경제’ 현상으로 진단했다.

 

기업 부문에서도 대기업은 관세 부담을 비교적 잘 흡수하며 인공지능(AI)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관세 정책과 함께 AI·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계의 공과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부 가구는 2026년에 건강보험료 급등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3.50~3.75%로 조정했으나,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의 향방이 불확실하다며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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