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5-07-10 07:24:02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유로존 경기가 연초 이후 저점을 통과하는 듯했으나, 그 이상 탄력적으로 반등하지는 못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1분기에는 독일(QoQ +0.4%), 스페인 (+0.6%), 아일랜드 (+9.7%) 등 제조업이 강한 국가들이 유로존(+0.6%)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서비스업 중심의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각각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수요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 전망은 밝지 않다"면서도 "기업의 금융 여건 개선, 가계의 구매력 향상 그리고 재정정책 확대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올해보다는 내년에 개선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로존 1분기 산업생산은 전분기대비 1.9% 증가하며 8개 분기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 2년간 제조업 경기가 워낙 부진했던 기저효과와 올해 1분기에 미국의 선제 수입 수요가 강했기 때문이며, 본격적인 제조업 경기 반등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의견이다.
유럽 연합 (EU)은 현재 기본관세 10%를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미국과 협상 중인데, 여타국에 비해 낮은 관세이긴 하나 미국의 선제 수입 수요가 1분기에 집중되면서 EU의 반사수혜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2분기 수요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데, 독일 품목별 제조업 수주를 살펴보면 컴퓨터 및 전자기기, 전기장비 수주가 3~4월 일시적으로 급증했으나 5월 들어서는 연초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관세 부과 전 선제 수입 후 수요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외 수요 둔화 속 유로존 내 수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 제조업 수주 내 해외 수주는 2024년 12월 대비 5월 8.7% 증가한 반면, 대내 수주는 16.1% 하락하며 전체 수주 성장세는 정체되고 있다.
류진이 연구원은 "수요 전망은 밝지 않으나 금융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로존 은행 대출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 따르면 기업 대출 수요는 큰 폭 증가하고 있고, 대출 여건은 빠르게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담당자들은 2025년 1분기에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대출 기준이 강화되었으나 2분기에는 다시 완화될 것이라고 응답해, 전체 기업들의 금융 여건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민간소비의 경우 유로존 소매판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내구재 품목을 중심으로 미약하게나마 반등하고 있으나, 여전히 내구재 소비는 부진한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명목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 데에는 가계 심리 위축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류진이 연구원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지속되며 가계는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그러나 올해 예금금리가 하락하며 가계의 저축 유인이 약화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는 만기별 예금 잔액에서도 관찰되는데, 금리 인상기에 '입출금 예금 잔액(초단기) 감소와 2년 이하 예금(중단기) 증가' 흐름이 뚜렷했으나 최근 이 패턴이 되돌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금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출금할 수 있는 통장으로 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연초 이후 물가 하락과 유로화 강세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류 연구원은 "미국과 10%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이라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가운데 구매력 향상이 더해지며 민간소비는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