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4-10 07:26:32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상호관세 90일 유예' 깜짝 발표로 폭등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7.87% 급등한 4만608.45에 마감했습니다.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입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9.52% 뛴 5456.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25% 폭등한 1만7124.97에 마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감소했고, 투자자들이 낙관적으로 반응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안도감이 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나스닥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주요 기술주들이 급등한 가운데, 테슬라는 22.69%, 엔비디아는 18.72%, 애플은 15.33%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월마트는 관세 전쟁 속에서 새로운 시장 점유 기회를 감지하고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사업 전략을 이어갈 자신감을 보이며 9% 강세를 보였습니다.
델타항공은 관세 정책에 따른 비즈니스 계획의 영향을 반영하며 2025년까지의 성장 전망을 철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관세 유예로 강한 저가 매수세 유입되며 23% 급등했습니다.
◇ 유럽 주요국는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날보다 3.00% 내린 1만9670.88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92% 하락한 7679.48로 마감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날보다 3.34% 물러선 6863.02에 장을 마쳤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미래나 글로벌 파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듯 '치킨게임'을 계속했습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34%에서 84%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과 3월 펜타닐 유통을 문제 삼아 총 20% 관세를 중국에 물린 뒤, 지난 2일 상호관세 34%를 덧붙여 관세율을 54% 올렸습니다.
이에 중국이 미국에 34%의 보복관세를 결정하자 트럼프는 또 다시 50%를 얹어 최종 104%라는 기록적인 관세 폭탄을 터뜨렸고 이날 중국이 똑같이 50%를 올려 84%를 물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중국 만큼 격렬한 반응은 아니지만 미국에 대한 보복에 돌입했습니다.
오는 15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날 독일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이날 연립정부 구성 방안에 최종 합의했습니다.
종목 가운데 노바티스와 노보노디스크, 아스트라제네카, 로쉐 등 메이저 제약업체들이 모두 5.8~6.9% 하락했습니다.
◇ 아시아증시도 확인하겠습니다. 9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3% 하락한 3만1714.03에 장을 마쳤습니다.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내놓은 중국에 104%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에 세계 시장의 투자 심리는 냉각됐습니다.
일본 증시에서도 중국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힘을 받는 등 기업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중국에 기계를 수출하는 화낙은 5% 이상 급락했고, 로봇을 수출하는 야스카와 전기는 8% 가까이 밀려났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31% 상승한 3186.81에 장을 마치며 이틀째 상승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104%의 관세를 부과받은 중국 시장만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나홀로 상승에 성공했는데요.
중국 시장 투자자들은 오히려 당국의 지원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중국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68% 높아진 2만264.49에,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 대비5.79% 급락한 1만7391.76에 장을 마쳤습니다.
◇ 오늘의 주요 일정입니다. 미국에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됩니다.
중국 당국은 미국 수입품에 34% 보복관세를 부과합니다.
중국에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됩니다.
◇ 증시전망과 해석입니다. 새벽 뉴욕증시는 관세 유예 소식에 깜짝 급등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전선을 중국으로 좁히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일부 가라앉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모든 것이 잘될 것이고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더 나아질 것"이라며 "지금이 (주식을) 매수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바이탈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주가와 투자심리가 얼마나 눌려있었는지를 고려하면 90일간의 관세 유예는 급격한 반등을 촉발하고 있다"며 "관세 시행을 연기함으로써 시장의 걸림돌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적어도 단기 랠리는 가능하지만 증시가 바닥을 친 걸로 보이진 않는다"며 "한 번 속으면 남 탓이지만, 다섯 번 속으면 내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사풀리 창업자 역시 "관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 관세율이 세자릿수에 달하고, 이번 관세 유예가 끝나는 90일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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