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림
anarim89@alphabiz.co.kr | 2023-07-21 07:06:29
[알파경제=김우림 기자]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HMM 경영권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2016년 산업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옛 현대상선을 현대그룹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지 7년 만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1조원 규모 영구전환사채(CB)와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구주와 함께 매각할 예정이다.
◇ HMM 1조 영구채 주식전환...총 4억주 매각
2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은 전날 HMM 경영권 공동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증권,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광장으로 구성된 매각자문단을 꾸려 매각타당성점검 컨설팅을 받은 결과, 올해 중 HMM 경영권 매각에 착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번 경영권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며 2단계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다.
거래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 총 3억9879만주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다.
2억68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구채 중 1조원 규모를 우선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기로 했다. 전환 시점은 오는 10월이다.
잔여 영구채는 HMM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현대차·포스코·CJ·LX·SM 등 인수 후보군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국가경제적 중요성을 감안해 HMM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능력있는 인수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HMM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80원(6.73%) 오른 2만300원이다. 종가 기준 매각 지분을 단순 계산하면 8조997억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매각대금은 9조원대까지 넘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8~9조원대 인수 자금을 감당할 수 있으면서, HMM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대기업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HMM 인수 후보군으로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CJ그룹, LX그룹 등을 거론하고 있다.
최근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HMM 인수 의사를 내비치면서 SM그룹도 인수 후보군에 편입됐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 잔여 영구채 전환 단계적 결정 등 협의 결정
영구채 문제는 HMM 매각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다.
이번 매각 공고문에서 매각 대상 주식을 3억9878만주, 지분율 38.9%라고 적시한 것은 잔여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인수자가 2조원이 넘는 영구채까지 모두 사들이려면 자금 부담이 만만치않다.
이에 잔여 영구채는 HMM의 조기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하고,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1조원의 영구채 주식 전환이 현실화되면 주당 기업 가치 하락에 따른 주가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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