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특파원
qsdrick@alphabiz.co.kr | 2026-06-08 01:41:30
[알파경제 = (바르셀로나) 신정훈 특파원] 유럽연합(EU)이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서 발을 뺄 움직임을 보이자 '안보 우산'으로서 EU의 가치가 커지면서다.
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현재 EU에 가입하려는 정식 후보국은 우크라이나, 몰도바,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조지아, 튀르키예 등 9개국이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입김이 큰 몰도바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EU 가입 신청서를 내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EU의 일원이 돼야 한다"며 "내년 1월 1일로 가입 날짜를 못 박아달라"고 촉구했다.
몰도바는 2028년까지 EU에 가입하지 못할 경우 역사·문화적 동질성이 있는 루마니아와 통합하겠다며 EU 가입의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 몬테네그로와 알바니아, 세르비아 등 지중해와 접한 발칸반도 국가 다수도 안보 환경 급변 속에 가입을 바라고 있다.
경제 수준이 EU 평균보다 높은 북유럽 국가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에 위협을 느낀 아이슬란드는 8월 EU 가입 협상 재개를 묻는 국민투표를 할 예정이다.
1972년과 1994년 두 차례에 걸쳐 EU 가입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부결시킨 노르웨이에서도 EU 가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온건한 세계'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세계가 혼란에 빠지며 EU의 매력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2016년 EU에서 탈퇴한 영국에선 최근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랐다. 집권 노동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은 "브렉시트는 재앙적 실수였다"며 "다음 총선에서 노동당이 EU 재가입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EU는 문턱이 높다. 2013년 크로아티아가 마지막으로 가입한 뒤 추가한 회원국이 없고, 2016년 영국이 탈퇴한 뒤 현재 회원국 체제를 유지해 왔다. EU 회원국이 되려면 법치·인권·시장개방 등 수십 개 가입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 신청 후 가입까지 수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