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카드업계, 희망퇴직 '한파'…경영위기 신호탄되나

카드사 4곳 희망퇴직 단행
수수료율 인하가 몰고온 구조조정 쓰나미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1-17 08:13:53

카드사 스티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카드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가 동시다발적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카드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는 최대 31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제시하는 등 전례 없는 수준의 조건을 내걸었다.
 

 

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 카드사 4곳 희망퇴직 단행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969~1971년생 직원 중 근속 연수 10년 이상인 직원이 대상이다. 1971년생은 소속장급 이상만 신청할 수 있다.

우리카드는 1970~1971년생 희망퇴직자에게 월 평균임금의 31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969년생은 19개월치를 받는다. 재취업 지원금도 함께 지원하며 1970년생은 3300만원, 1969·1971년생은 1000만원을 받는다.

우리카드는 이례적으로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자녀 1명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을 2명까지 지원하고, 건강검진비 240만원과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초 1968~1974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62명이 퇴직했다. 특별퇴직금으로 월 평균임금의 24개월치를 지급했다.

KB국민카드도 최근 희망퇴직 절차를 마무리했다. 2021년 12월 10여 명 수준이었던 희망퇴직 규모는 이번에 더욱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카드는 이달 6~10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년 전 만 55세 직원으로 한정했던 대상을 올해는 만 40세 이상, 근속기간 15년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다. 

 

신용카드(CG) (사진=연합뉴스)


◇ 수수료율 인하가 몰고온 구조조정 쓰나미

카드업계는 3년 주기로 카드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다음달 14일부터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5%에서 0.4%로 낮아진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도 전반적으로 인하된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판매비와관리비 절감으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해왔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은 소비자 혜택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단종된 카드는 595종(신용카드 482건·체크카드 113건)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상품 리뉴얼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는 비용 절감이 실제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무이자 할부 혜택도 줄었다. 기존 6개월이었던 무이자 할부 기간이 최대 5개월로 축소됐다. 우리·BC카드는 4개월, 신한·국민카드는 3개월까지 기간을 단축했다.

여기에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카드론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카드업계의 수익 다각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직면한 다중고 속에서, 이번 구조조정은 수수료율 인하를 앞둔 카드사들의 불가피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4개 카드사 모두 새로운 수장이 취임한 시점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점도 주목된다.

신한카드는 1968년생 박창훈 사장 취임 이후 1968년생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로 포함했다.
 

업계에서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 절감만이 생존 전략으로 남았다는 평가다. 수수료율 인하와 디지털 전환 속 고강도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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