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메네이 "미국과 협력 가치 없어…물밑 접촉 사실 무근"

박정원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5-11-29 01:13:31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스탄불) 박정원 특파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협력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TV 연설을 통해 "이란과 미국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자신의 동맹국을 배신한 범죄자 조직(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조장하고 있는 미국과 협력할 가치가 없다"며 "어떤 지역에서든 미국의 간섭은 전쟁이나 집단학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한 것과 관련해 "그들은 우리 땅에서 악행을 저질렀지만 패배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반박한 것이다.

 

지난 6월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과 군사 시설에 대해 기습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도 이스라엘에 반격하면서 교전이 시작됐고, 양국은 12일간 전쟁을 치렀다.

 

미국은 나탄즈를 비롯한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공습했고, 이후 미국 개입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은 6월 24일부터 휴전 중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하메네이는 전쟁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이 "어떠한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며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파괴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다시금 반박했다.

 

앞서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을 약화하고 혼란을 조장하며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체제를 전복시키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최근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우라늄 농축 권리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못 박는 등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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