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트럼프 철강 관세 인상에 보복 조치 예고…'미-EU 무역 갈등 격화 우려'

신정훈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5-06-02 01:04:14

유럽 연합(EU) 보복 관세.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바르셀로나) 신정훈 특파원] 유럽연합(EU)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경제권 중 두 축인 미국과 유럽 간의 무역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3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에서 열린 연설에서 철강 관세 인상 계획을 밝히며, 미국 철강 산업 보호와 일자리 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 닛폰제철의 미국 US 스틸 인수 계약(149억 달러 규모)을 언급하며, 이 같은 조치가 자국 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루미늄 제품에도 동일한 인상이 적용될 것이며, 이 조치는 수요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트럼프의 이번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노력을 훼손하며, 양측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추가 비용과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EU는 현재 확대된 보복 조치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7월 14일부터 또는 필요시 더 이른 시점부터 기존 및 추가 대응 조치를 자동 발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 관세 행정 명령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U는 당초 협상 여지를 남기기 위해 보복 조치 시행을 유보해왔으나, 미국의 관세 인상 발표로 강경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들도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이번 조치에 대해 "북미 경제 안보에 반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캐나다 철강노조 역시 "캐나다 산업과 노동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성토했다. 

 

호주의 돈 패럴 무역장관 또한 "이번 조치는 부당하며, 우방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2024년 기준 2620만 톤의 철강을 수입하며 세계 최대 철강 수입국 중 하나이다. 

 

이번 관세 인상은 글로벌 철강 공급망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적으로는 산업 전반과 소비자 물가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무역 질서와 공급망에 또다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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