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리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5-06-24 01:00:58
[알파경제=(시카고) 폴 리 특파원] 글로벌 채권 시장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 이후 보복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인플레이션 전망을 다시 자극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 구간에서 소폭 상승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최대 3bp 오른 4.40%를 기록했으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는 줄어들며 연말까지 48bp 수준의 인하만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방해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미즈호 인터내셔널의 거시전략 책임자 조던 로체스터는 "오늘 아침 만큼은 우리 모두가 석유 트레이더"라며 "에너지 가격이 오를 경우, 중앙은행들이 여름철에 더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흐름 속에 달러는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유럽에서는 부진한 경기 지표에도 불구하고 채권이 약세를 보였다. 6월 유로존 민간 부문은 거의 성장하지 못했지만,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약 80%로 보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순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유가 상승에 다소 방어적인 입장이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연준의 관망 기조를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매크로 전략가 짐 리드 팀은 "유가 상승은 긴축적 금융 환경을 악화시키거나, 연준이 금리 인하를 미루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럽은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경우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에 분기 내 0.25%포인트의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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