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성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11-17 10:00:30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2025년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가 우승 주역들의 이탈 위기에 직면했다. 김현수와 박해민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가운데, 두 선수 모두 타 구단으로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는 2023년에 이어 올해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왕조 건설의 기틀을 마련했다. 과거 2023년 우승 후에는 임찬규와 50억원, 함덕주와 38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오지환의 124억원 FA 계약도 같은 시기에 성사됐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차명석 단장은 김현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현수는 기존 4+2년 계약에서 +2년 옵션 발동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한국시리즈 MVP 수상 후 계약 기간과 연봉 상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단장은 "샐러리캡 안에서 최선의 제안을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면 떠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수의 행선지로는 친정팀인 두산 베어스와 박찬호 영입에서 밀린 KT 위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해민 역시 잔류가 불투명하다. 차 단장은 "생각지 못한 구단이 오퍼를 던졌다"며 잔류 협상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센터 라인 보강이 필요한 KT가 박해민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이 두 선수를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승으로 인한 전체적인 연봉 인상 요구와 내년 FA가 예정된 홍창기, 박동원을 위한 샐러리캡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리한 '오버페이'를 지양하겠다는 냉정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이런 상황에 대비해왔다. 올시즌 구본혁, 최원영을 1군 고정 멤버로 육성했고, 이영빈, 박관우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제공했다. 상무 복귀를 앞둔 거포 유망주 이재원의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베테랑 선수들의 이탈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운영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번의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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