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4-01-12 08:06:24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하지만, 실제 감기 정도의 가벼운 병이 아니다.
우울증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환자는 극심한 자살 충동을 느끼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신체 활력이 떨어진다.
책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의 저자이자 치료저항성 중증 우울증 아내의 7년 치료를 함께 한 최의종 작가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선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가족이 우울증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대처를 해야지만 우울증에 걸린 소중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작가가 우울증 공부를 시작한 건 7년 전 아내가 우울증 진단을 받으면서다.
아이 둘을 키우며 열심히 살던 아내가 근육통과 두통을 호소하며 조금씩 처지더니 종일 침대에 누워있을 정도로 무기력해졌다.
바로 병원에 갔지만 치료가 잘되지 않았고, 이후 7년 동안 삶과 죽음을 오가는 위기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우울증이 단순한 ‘마음의 감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아내를 돕기 위해 우울증 공부를 시작했다.
시중에 출시된 우울증 관련 책을 수백 권 읽는 것을 넘어 해외 논문과 의사들을 위한 연구 자료를 찾아보며 우울증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최근 출간된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는 우울증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한 올바른 우울증 대응법을 담은 책이다.
2023년 '대한신경정신학회-와이브레인'이 주최한 우울증 극복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최 작가의 경험과 인사이트가 바탕이 됐다.
우울증 환자에 맞게 주변 환경을 바꾸는 노하우가 대표적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끝을 알 수 없는 무기력증에 외출은 엄두도 못 내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집부터 환자 상태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치료와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최 작가는 "우울증 환자의 경우 대게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므로 침구류를 환자의 몸에 맞게 바꾸고 냉난방과 습도 등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라며 "집 밖을 나서는 것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홈트레이닝 기구를 갖추고 가족이 먼저 올바른 운동법을 익힌 후 환자에게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보통 우울증에 걸리면 부정적 사고에 빠져 약물 치료에 대한 불안감과 의료진에 대한 불신 등으로 치료를 그만두는 경우가 매우 많다.
최 작가는 환자가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가족이 적절한 지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물 치료 효과가 늦게 나타날 수도 있으니, 환자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가족이 우울증 치료 전반에 관심을 갖고 함께 대응해야 한다"라며 "환자를 병원에 혼자 보내지 말고 보호자가 진료실까지 동석해 의료진에게 환자 상태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꾸준히 병원 진료를 받게 돕는 것만으로 가족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환자 상태를 악화시키는 의료진이 많다. 최선의 의료진 선택을 위한 기준을 세우고 나쁜 의료진을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 작가는 이어 "환자의 정신력이나 나태함을 탓하는 등 우울증 원인이 환자에게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의료진을 조심해야 한다"라며 "보호자가 진료에 동석해 의료진이 환자와의 신뢰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지, 공감 능력은 있는지, 권위적이지는 않은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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