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뉴포트리스와 LNG 공급 협상 종료…에너지 전환 향방 '안갯 속'

신정훈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5-07-28 00:45:07

푸에르토리코 연방 공화국 정부.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바르셀로나) 신정훈 특파원] 푸에르토리코 연방 공화국 정부가 20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계약 협상을 공식 취소했다. 

 

수년간 이어진 협상이 물거품이 되며, 푸에르토리코의 에너지 전환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에너지 전문 매체 하트 에너지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의 연방 지정 재정감독위원회는 이달 초 해당 계약에 대한 승인 요청을 거부했다. 

 

위원회는 비용 부담, 계약 기간, 장기적인 화석연료 의존 문제 등을 주요 사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협상 상대였던 뉴포트리스 에너지와의 계약 논의를 공식 종료했다. 뉴포트리스는 푸에르토리코 LNG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번 계약을 통해 향후 25년간 LNG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LNG 운반선. (사진=애드녹)

 

뉴포트리스가 공급할 예정이었던 LNG는 푸에르토리코 전력청이 운영하는 노후된 석유·가스 발전소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협상 무산으로 인해 전력청의 발전소 전환 및 감축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계약 무산에 대해 뉴포트리스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회사는 멕시코에서 모듈형 부유식 액화 설비를 통한 '패스트 LNG'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한 유연한 수출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초 한 차례 푸에르토리코로의 LNG 화물이 인도됐으나, 최근 분기에는 신규 물량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장기 계약이 무산되면서 뉴포트리스의 푸에르토리코 내 입지도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에너지부는 푸에르토리코의 에너지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및 저장 설비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현지의 인허가 지연과 전력망 연계 문제로 인해 커뮤니티 기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에너지국은 향후 새로운 LNG 공급 입찰을 추진할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섬 전체의 채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연방 정부의 그리드 현대화 자금이 걸려 있는 만큼, 에너지 당국이 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정책을 재편할지, 축소된 LNG 대안을 모색할지가 향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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