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 기자
kei1000@alphabiz.co.kr | 2025-12-15 08:11:04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16일 KT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 선임을 앞두고, 여의도 자본시장의 시선이 광화문으로 쏠리고 있다. 주주와 시장은 누가 낙하산인지, 누가 내부 출신인지보다 "누가 정체된 KT의 주가(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쿠팡발 보안 쇼크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이번 CEO 인선은 만년 저평가에 시달리는 KT가 AICT(AI+ICT)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이뤄낼지, 아니면 전통적인 통신업에 머물지를 결정할 중대 기로다.
◇ 관리형과 정치형으로는 주가 못 띄운다
현재 숏리스트에 오른 3인(박윤영·주형철·홍원표) 중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성장의 정체와 오너 리스크다.
박윤영 전 사장은 B2B 통신 전문가로 안정적 관리는 가능하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폭발적인 Tech 성장 스토리를 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4년 전 퇴임한 과거 인물이라는 점과 이해충돌 이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이다. '안정은 곧 정체'라는 시장의 공식을 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형철 전 보좌관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대 악재다. 낙하산 논란은 끊임없는 노사 갈등과 정치권 외풍을 부르고, 이는 곧바로 주가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본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정치 CEO를 가장 기피한다.
◇ 기술통 Tech CEO ..."KT를 삼성·SK처럼"
반면,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는 시장이 선호하는 기업가치 제고 이력을 갖췄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그는 삼성전자와 삼성SDS에서 글로벌 솔루션 사업을 주도했고, SK쉴더스를 국내 대표 물리·정보보안 융합 기업으로 키워낸 실적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가 KT의 방대한 인프라에 AI와 보안 기술을 입혀, 단순 통신사가 아닌 고부가가치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받게 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KT 주가가 박스권을 탈출하려면 통신을 넘어선 확실한 기술 비전이 필요하다"며 홍원표 후보는 AICT와 보안 융합 분야에서 검증된 트랙 레코드를 보유해, 주주들에게 가장 명확한 성장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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