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4-12-06 08:22:26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쓰론앤리버티'(TL) 흥행으로 반등에 시동을 건 엔씨소프트가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로 실적 반등을 노렸지만, 출시 당일 주가가 급락하며 제동이 걸렸다.
◇ 800만명 사전예약 기대작 '저니 오브 모나크' 뚜껑 열어보니
5일 출시된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방치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실시간 경쟁 없이 즐기는 자유로운 성장 시스템과 풀 3D의 고품질 그래픽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군주 캐릭터 데포로쥬가 돼 리니지W에 등장하는 페일러가 설계한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리니지 IP에 등장하는 모든 영웅을 동료로 소환해 최대 8명의 영웅으로 덱을 구성할 수 있다.
특히 '저니 오브 모나크'는 사전예약자 800만명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직후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4.35%(3만4500원) 하락한 2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게임을 이용해 본 이용자들은 "리니지 스킨을 입힌 기적의 검이다", "키우기류 중에 제일 별로다", "2시간하고 바로 접었다. 주가가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라는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다.
◇ 'TL' 흥행 후 찾아온 '실망'
'TL'의 성공적 글로벌 진출로 높아진 기대감을 저니 오브 모나크가 잇지 못했다는 평가다.
'TL'은 지난 10월 1일 출시 이후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33만명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4분기 총매출 1300억원(회계인식 약 400억원)이 예상된다.
특히 'TL'은 낮은 과금 부담에도 트래픽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최근 공성전 반응도 좋았다. 또한 12월과 내년 3월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도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런 수익모델은 향후 엔씨소프트 게임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이용자에겐 MMORPG가 식상하지만 해외 이용자에겐 신선한 장르와 콘텐츠로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저니 오브 모나크'의 초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 2025년까지 대규모 체질 개선 '속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각각 30.8%, 75.4% 급감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 6월 기준 4886명이었던 전체 직원 수는 1000명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10월 분사된 엔씨큐에이와 엔씨아이디에스로 360명이 이동했고, 최근 새롭게 설립된 4개 자회사로 700여명이 이동할 예정이다.
여기에 400여명의 희망퇴직자까지 포함하면 약 1400명의 인력이 빠져나가 본사에 3400여명이 남게 된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속도감과 유연함, 창의성을 갖춘 혁신적인 개발 문화를 만들고 글로벌 신규 IP를 적극 발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분사 체제로의 전환은 각 스튜디오의 성과를 자회사의 이익 기준으로 산정함으로써 신작 출시 지연을 억제하고 구성원들의 이익 성과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조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지난 3년간 주가 하락으로 순자산 가치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하락했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2025년부터 연간 10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저니 오브 모나크' 마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사전예약자 800만명을 달성하고 유명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출시 직후 게임성과 완성도 면에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TL'의 글로벌 흥행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저니 오브 모나크'의 부진한 출발은 시장의 실망감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구조조정 효과와 신작 라인업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저니 오브 모나크'의 초기 성과 부진이 향후 실적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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